잘 관리되어 울창한 숲 어딘가의 산림 관리 초소. 레인저 제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재규어 한 명이 구름이 껴 흐린 하늘을 확인하며 수화기 너머의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다.
문득 총성이 재규어의 귀에 스쳐갔다. 저 멀리서 날짐승 한 무리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였다. 수렵 허가가 있는 날이면 으레 있는 일이기에, 그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바람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총성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그는 받았다. 그는 창밖을 다시금 슬쩍 확인하더니, 다시 전화에 집중한다.
용건을 마친 재규어는 신호가 흐릿해 지직거리는 몇 개 없는 지상파 방송 채널을 돌려 보다가, 마음에 차는 것이 없는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 전원을 껐다. 그 때, 총성이 가까운 곳에서 크게 울렸다. 재규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조금 더 좁혔다.
그는 상부에서 지급받은 해묵은 방탄복으로 갈아입고 어두운 철모까지 뒤집어 쓴 채, 엽총 한 자루에 공포탄 한 발과 실탄을 장전하고 신중하게 바깥으로 나와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 바람 소리가 거센 탓에 주위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다. 총성은 점점 빈번해졌고, 여기저기서 울렸으나 대체로 점점 가까워졌다. 언뜻 발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재규어는 마른 침을 삼키며 총을 고쳐 잡았다. 나뭇잎과 수풀이 무성해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태만을 후회했다.
적막 속에서 재규어의 두툼한 귀가 움찔거렸다. 2시 방향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끊어질 듯 희미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에 따라 총소리 또한 점차 가까워지고 또 잦아졌다. 그는 이제 귀가 먹먹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상이 다소 갑작스럽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은 흙먼지로 더러워진 어두운 활동복을 입은 늑대였으며, 부상을 입은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곧장 초소를 향해 오고 있었다. 대상이 20 m까지 다가오자 재규어는 당황하여 공포탄을 쏘았다. 몹시 놀라 귀와 꼬리가 바짝 선 늑대는 다급히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여기는 산림 및 야생동물 관리부 접경지역 관리과 소속 2-14번 초소입니다! 소속과 신분을 밝히십시오!"
늑대는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권총을 허리에 차고 그림자 밖으로 나와 양손을 펴 보인 채 뛰어오며 말했다.
"리세마라 주 경찰의 마약 감찰과 소속 미카엘 순경입니다! 범죄 조직 Occu-Fur에 추격받고 있으니 보호 바랍니다!"
재규어는 그 말의 진위를 가늠하다가, 적어도 공격 의사는 없다고 보고 조준은 거두었으나 긴장을 놓지는 않았다. 이제 총성이 울릴 때마다 나무 부스러기나 흙먼지가 튀어오르는 것까지 보일 지경이 되었다. 늑대가 그가 있는 벽 안으로 들어오자 재규어는 그 안에서 그의 몸을 수색해 모든 무기를 압류했다. 늑대는 그에 순순히 응했다. 재규어는 그의 몸을 더듬던 중 축축하게 젖은 곳을 발견했다. 늑대는 읏, 하고 신음을 흘렸다. 손을 들어보니 붉은 액체가 그의 털을 잔뜩 더럽히고 있었다. 재규어는 한숨을 쉬고 수색을 마저 빠르게 끝내고, 통로를 따라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경찰이 안전히 몸을 피한 것을 적들이 확인했는지 어느새 총성은 멎어 있었다. 재규어는 늑대에게 환부를 보일 것을 지시하고 구급 상자를 가지고 왔다. 늑대는 상하의를 모두 탈의하고 속옷만을 입고 있었다. 재규어는 빠르게 응급처치를 하면서도 늑대의 단단한 몸을 곁눈으로 훔쳐보았다. 그러다 늑대와 눈을 마주치자, 늑대는 잔뜩 붉어진 얼굴을 하곤 화들짝 놀라서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재규어는 그제야 자신의 왼무릎이 딱딱히 선 늑대의 고간을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재규어는 응급처치가 모두 끝나고도 무릎을 떼지 않았다. 둘은 긴박한 상황으로 흥분한 상태 그대로, 서로의 눈을 지긋이 마주보았다.
정적을 깨고 전화가 울렸다. 늑대는 화들짝 놀라 얼굴과 귀는 물론 목까지 붉히곤 시선을 돌렸고, 재규어는 아쉽다는 듯 늑대의 그런 모습을 더 지켜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저쪽에 제 침대가 있으니 누우십시오. 피곤하실 테니 푹 쉬고 계십시오."
"아, 예. 여러 모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늑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어 말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사례는 꼭 하겠습니다."
"별 말씀을. 그럼"
재규어는 웃으며 대답하고, 전화가 있는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
한참 전화를 이어가던 재규어는, 잠시 통화를 멈추고 주변의 소리를 듣다가, 늑대가 고른 숨을 내쉬는 것을 확인하고 이어 말했다.
"수고했다. 보고는 나중에 안가로 가면 받도록 하지. 포상이 있을 테니 기대하도록."
전화를 종료한 재규어는 곤히 잠든 늑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주변의 장치들을 매만졌다.
철컹-. 철컹-. …….
글 내용이랑 상관없김 한뎀... 그 늑머 개인 과외하다 섹스하는건 안올리나요??
답글삭제그건 또 어떻게 기억하시고...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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