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1일 수요일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11

재규어와 늑대는 한참을 교감의 여운에 젖은 채 서로의 살갗을 간질였다. 늑대의 정액으로 푹 젖은 이불이 차갑게 식어갔다. 늑대는 천천히 일어나 재규어의 몸을 감싼 천을 모두 걷어내고, 장롱 서랍에서 무엇을 꺼내 들고 와 재규어의 앞에 보였다. 목줄이었다. 본래 그가 늑대를 위해 준비한 것인데 자신이 쓰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재규어는 새삼 들뜬 얼굴로 늑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늑대는 한발짝 물러나 무력히 묶인 재규어를 감상했다.

"잘 어울리네요."
"고맙습니다. 마음에 드신다니 기쁩니다."

늑대는 조그맣게 웃음을 삼켰다. 재규어는 그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망막에 새겼다. 늑대가 다시 다가와 그의 손발을 풀어주었다. 재규어는 운신이 자유로워지자 몸을 일으키고 다소곳이 앉았다. 늑대는 목줄을 만지작거리다가 장난삼아 두세 번 당겨보았다. 재규어는 온순하게 그의 손짓에 끌려왔다. 늑대는 그가 몹시 사랑스러워 그의 얼굴을 품에 안고 두툼한 양손으로 그의 둥근 귀와 뒤통수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콧잔등이며 얼굴 곳곳을 뒤덮은 늑대의 정액이 그의 가슴팍으로 옮아갔다. 재규어는 공연히 혀로 그를 핥았다. 늑대는 간지러워하며 맑은 웃음을 흘렸다. 재규어의 성기가 새로이 맑은 액으로 코팅되어 갔다. 늑대는 해소되지 않은 그의 정욕을 알고도 부러 모른 체했다. 재규어는 그가 일러둔 바 없음에도, 마찬가지로 그에 손대지 않고 다만 늑대의 두툼한 가슴 근육에 주둥이를 비비며 늑대의 체취를 맡았다. 늑대는 그에게 가슴을 한동안 내어주다가 떼어내었다. 재규어는 아쉬운 기색의 금색 눈동자로 늑대를 올려보았다. 늑대는 안심시키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루시. 씻을래요? 내가 씻겨줄게요."

재규어는 전신의 털이 늑대의 것으로 뒤덮인 지금이 꽤 마음에 들었으나, 그의 손길을 받는 것 역시 달가웠으므로 잠자코 그를 따라 일어섰다. 늑대는 눈웃음을 슬쩍 짓고는, 목줄을 느슨하게 끌며 욕실로 그를 이끌었다. 재규어는 그가 걸음을 늦출 때마다 목줄에 걸리는 장력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그를 따랐다. 익숙한 초소지만, 그를 목줄에 걸어 이끌고 있는 늑대의 뒤통수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모르는 낯선 곳처럼 느껴져, 그는 신기해했다. 가운을 벗은 늑대는 초소에 딸린 싸구려 욕조에 그를 세워 두고 열수기에 연결된 샤워기로 미지근한 물을 그의 털 곳곳을 적셨다. 재규어는 물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렸다. 늑대는 의아해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신경 쓰지 마십시오. 단지, 물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거슬려서 그럽니다."

늑대는 고민하다가, 자신의 손등 위로 물을 뿌려 그에게 바로 닿지 않게 했다.

"이제 좀 낫습니까?"
"네."

재규어는 기분 좋게 웃었다. 그는 거슬림이 사라진 것보다 늑대가 마음을 써준 일이 더 달았다. 늑대는 그의 털을 충분히 적신 후에 온몸을 샴푸로 거품을 내어 문질렀다. 재규어는 그의 탐스런 근육을 야무지게 주무르는 늑대의 정성스러운 손가락이 조금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늑대는 털이 없는 젖꼭지와 아플 정도로 부푼 채인 성기는 일부러 건들지 않고 그 주위만 야살스럽게 문질렀다. 늑대는 어느새 재규어와 몸을 밀착한 채 그의 몸 곳곳을 욕심껏 주무르고 있었다. 흥분에 달아오른 짐승은 자극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재규어의 음낭을 움켜쥐고 장난치는 늑대의 손바닥으로 재규어의 흥건한 선액이 샴푸와 섞여들었다. 여름이어도 저녁은 선선한 산속이지만, 재규어는 무척이나 후끈하다고 느꼈다. 필시 그의 등 뒤로 달라붙어 그를 희롱하는 늑대의 탓일 성싶었다. 어느새 다시 좆집 밖으로 나온 늑대의 성기가 그의 꼬리 뿌리 주변을 지분거렸다. 늑대가 손바닥을 그에서 뗄 때마다 점도 높은 액체가 음압을 만들어 외설적인 흡착음이 생겼다. 그는 늑대가 성감대를 접촉해올 때마다 뜨거운 커피가 쏟아진 것처럼 흠칫 놀라야 했다.

그의 목줄을 쥔 늑대의 다른 손은 가슴팍 두터운 털을 손가락 사이사이에 집어넣어 빗질하듯 올려쓸었다. 그는 늑대의 큰 손바닥이 심장 어림을 지나 빗장뼈에 다다를 때마다 갈비뼈가 굳어버린 듯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의 유려한 꼬리가 늑대의 달군 쇳덩이를 애써 휘감았다. 늑대가 화답하듯 두꺼운 두 상체 사이로 압착된 성기 및 꼬리 복합체를 느긋하게 움직여갔다. 알이 굵은 고환을 하나씩 점검하던 늑대의 손은 결과에 만족한 듯 천천히 자리를 옮겨 재규어의 좆집을 확인했다. 늑대는 그 겉넓이를 손끝으로 빠짐없이 수색하다가, 방향을 바꿔 항문 주변에 거품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한번도 남의 손이 닿은 적 없는 탓에 무척 생경한 경험이었다. 늑대의 다른 손은 슬금슬금 내려와 손가락 끝으로 형태가 도드라진 복근의 결을 매만지며 거품에 젖은 털을 거듭 쓸어내렸다. 늑대의 증기 같은 숨이 개목걸이 찬 목덜미를 타격했다. 재규어의 사고는 불안정한 통신처럼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의 국부는 가뜩 흥분한 성기 끝에서 울컥 쏟아지는 프리컴으로 흥건해 흰 거품이 옅어졌다.

"루시, 넣어도 됩니까?"

검은 짐승은 그 의미를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목적어가 무엇인지는 해독하지 못했으나, 주어가 늑대라면 그는 무엇이든 괜찮았다. 늑대는 굳이 재차 확인한 후에야 두툼한 손가락 둘을 차례로 내부에 진입시켰다. 재규어는 분명 처음임에도 순조로운 진행에 뜻밖이라고 생각했다가, 늑대가 손가락으로 속을 휘젓는 감각에 뒤늦게 늑대가 진동기를 삽입도 제거도 한 일이 있음을 기억해냈다. 늑대가 수월하게 전립선을 찾아 자극을 시작했다. 일전의 기이한 성감이 늑대의 손길에 맞춰 그를 찾았다. 꼬리가 제멋대로 휘어지며 늑대의 성기를 감아 쓸었다. 늑대가 닿은 모든 부분이 달군 철판 같았다. 그는 그를 구워버릴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늑대의 손짓이 갓 잡은 물고기처럼 그의 구멍을 헤집었다. 어느새 손가락이 셋으로 늘어 있었다. 목덜미를 해일처럼 덮쳐오는 늑대의 숨소리가 그의 청각 중추를 포화시켰다. 그가 꼬리를 얽은 늑대의 뜨거운 고깃기둥이 그의 등줄기를 따라 깊은 자맥질을 되풀이했다. 그의 것은 허공에 방치된 채 이따금 맑은 액 한 움큼을 뱉었다.

"좋아요?"

그는 열성적으로 긍정했다. 그는 늑대가 제공한 모든 것에 환호했다.

"그럼 시작해도 될까요?"
"부디. 간청합니다."

그의 흥분어린 절절함에 늑대는 유쾌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의 것이었다. 오롯한 존재 하나가 전부. 늑대의 입가에 사나운 희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10

늑대는 마침내 깔끔해진 그의 발바닥과 쫀쫀한 육구의 상태에 뿌듯해했다. 늑대가 재규어에게 시선을 돌리자 욕망에 차 늑대의 성기를 눈으로 핥아내리던 재규어가 기대감에 들떠 늑대의 맑고 음란한 미소를 올려다 보았다. 늑대는 물기로 조금 촉촉한 그의 커다란 발을 움직여, 그 움직임을 따라가는 검은 짐승의 호기심 많은 눈 위에 살풋 얹었다. 그의 털과 육구의 표피는 재규어의 감긴 눈꺼풀 위로 표류하는 볼록한 눈동자의 감촉을 감각했다. 재규어의 뜨겁게 젖은 숨이 그의 발바닥 조금과 발목을 산발적으로 덮치며 늑대를 간지럽혔다. 팽대한 두 짐승의 거대한 무기 위로 맑은 유체가 끊이지 않고 흘렀다. 늑대는 종파를 생성하듯 그의 콧잔등과 눈 언저리와 정수리 조금까지의 접촉면에 압력을 천천히 더하고 덜기를 네댓 번 했다. 재규어는 늑대의 발이 그를 세게 짓밟을 때마다 그의 본질적인 존엄이 퇴색됨을 느꼈다. 검은 짐승은 희열했다. 검은 짐승의 주둥이가 조금 열리고 촉촉하고 빨간 살덩이가 스르륵 흘러나왔다. 늑대는 그런 그를 인식하고, 말을 잃고 내심으로 더욱 흥분하였다.

늑대는 그의 발바닥으로 재규어의 체면을 짓눌러 밟다가, 마음을 바꿔 그의 정수리와 두툼한 귓등과 뒤통수를 발끝으로 눌러 쓰다듬기 시작했다. 늑대는 그러면서도 발 하나로는 마음에 차지 않는 듯 다른쪽 발도 새 물티슈로 꼼꼼히 닦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발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차 스쳐가는 검은 짐승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털과 발끝으로 전해지는 털 깊숙이 뜨거운 열이 그의 정신을 즐겁게 했다. 재규어는 늑대의 상냥한 압제에 기꺼워 그의 발바닥과 두툼한 육구에 주둥이를 박고 혀로 가볍게 거듭 핥았다. 늑대가 간지러움에 반사적으로 발을 움츠렸다. 재규어는 그의 학정에서 벗어난 일이 못내 아쉬웠다. 흉포한 맹수는 울상을 짓고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탱탱한 육구와 지배욕이 가득한 늑대의 눈을 번갈아 보았다. 그에게는 달갑게도, 늑대는 다시 그의 머리 위로 발을 가져다 올렸다. 두툼한 살덩이가 박힌 늑대의 발가락이 짐승의 머리털 위로 문질러지다가, 두툼하고 둥근 그의 귀로 옮겨가 뭉근하게 짓이기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닦은 늑대의 나머지 발 또한 재규어의 주둥이 주변과 눈가를 매만지며 그의 존엄을 마음껏 주물렀다. 늑대는 한손으로 액으로 질척한 성기를 쓸어만지며 남은 손으로 재규어의 턱을 살살 긁었다. 재규어는 자유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은 흔적도 없이, 늑대에게 소유된 취급이 몹시 짜릿하고 즐거웠다. 그것은 늑대 역시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늑대가 자세를 당겨 앉아 찌르듯 곧추 선 그의 총구를 재규어의 주둥이에 닿게 했다. 그의 양발은 이제 재규어의 뒷머리와 목덜미를 눌러가며 어루만졌다. 재규어는 액체를 줄줄 흘려내는 늑대의 기둥 끝이 주둥이 끝에 닿자마자 혀와 고개를 내밀어 그를 한껏 맛보았다. 늑대는 일부러 재규어의 혀가 닿을 때마다 거대한 자지를 슬금슬금 뒤로 물렸다. 늑대는 재규어가 시무룩해하자 기둥을 뉘어 다시 그의 입에 물려줬다. 재규어는 즉시 생기를 되찾아 열성적으로 늑대의 귀두를 물고 입 안에서 굴렸다. 늑대는 재규어가 눈을 내리깔고 공들여 자지 끝을 애무하는 것을 대견해하듯 커다란 발바닥으로 그의 뒷머리와 귀를 쓰다듬었다. 재규어는 칭찬에 고무되어 고개를 주억이는 빈도를 재촉했다. 늑대의 총구 끝에서 점차 더 많은 액이 흘러나오며 재규어의 입안을 풍부하게 채웠다. 거대한 맹수는 간만에 식수원을 찾은 듯 공격적으로 액체를 핥아삼켰다. 늑대의 발놀림이 점차 거칠어졌다.

늑대가 급하게 몸을 뒤로 물렸다. 그는 고개를 쳐든 채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팽팽히 부푼 군대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움틀거렸다. 늑대의 갖은 생식선이 곧 있을 발포를 준비하느라 분주해졌다. 커다란 두 발이 절제를 모르고 검은 짐승의 머리를 되는 대로 짓밟았다. 재규어의 얼굴이 늑대의 전율을 따라 거세게 휘둘리며 이불 위 곳곳으로 처박혔다. 거대한 짐승은 늑대의 폭신한 발에 이리저리 짓눌리면서도 고개를 들 틈이 날 때마다 늑대를 순종적으로 올려다보았다. 재규어의 비폭력이 끝내 늑대의 인내를 굴복시켰다. 늑대의 회음 근육이 세차게 수축하고, 이내 소리굽쇠처럼 떨리던 늑대의 총 끝에서 거센 줄기가 길게 쏘아올려졌다. 늑대의 양발이 경련하며 맹수의 대가리를 깊게 눌러밟았다. 늑대의 거친 손놀림이 쾌감의 난류 속에 격동하는 포신 위를 바삐 오갔다. 흐트러진 이불과 재규어의 목덜미와 늑대의 양발과 그 틈으로 드러난 재규어의 얼굴 위로 늑대의 쾌락이 한 줄기씩 얹어졌다.

늑대의 발바닥 근육이 사정의 쾌감에 맞춰 수축과 이완을 거듭했다. 재규어의 귀와 정수리가 그때마다 진하게 짓눌렸다. 재규어는 늑대가 쾌락에 허우적이며 그의 존엄을 거리낌없이 짓밟아대는 일이 몹시 흥분되었다. 그는 늑대의 발이 친히 그의 머리를 밟아 침대 위에 처박을 때마다 아찔한 충족감을 느꼈다. 늑대가 절정의 쾌감을 못 이겨 고개를 처들고 발발 떨면서, 거대한 기둥의 표피를 양손으로 황급히 쓸어모으며 막대한 양의 유체를 불규칙한 궤적으로 허공에 흩어쏟아냈다. 재규어의 얼굴이 늑대씨로 차츰 젖어갔다. 재규어는 그의 등 위로 버려지는 늑대의 정액이 몹시 아까워, 짓밟아오는 늑대의 양발 사이로 벌린 주둥이를 한껏 내밀고, 흩뿌려지는 정액 줄기가 찰나간 닿을 때마다 가뭄의 단비처럼 허겁지겁 집어삼켰다. 늑대의 커다란 발바닥이 움찔대다 자리를 옮겨, 마치 귀한 비약을 훔쳐먹은 못된 주둥이를 벌주려듯 넙적한 빨간 살덩이를 마구 짓뭉갰다. 그는 늑대의 처벌을 황홀하게 받아들였다.

물줄기가 점차 힘을 잃어가며, 재규어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양이 많아졌다. 그를 괴롭히는 늑대의 커다란 발도 흥건하게 젖어갔다. 늑대는 절정의 끝자락을 애써 붙잡으며, 자세를 고쳐 여전히 많은 양을 뿜어내는 포신을 재규어의 주둥이 깊이 박아넣었다. 정액과 타액에 젖은 그의 양발은 재규어의 두툼한 목덜미와 탄탄하고 너른 어깨를 눌러밟았다. 재규어는 머리 위로 늑대의 흐트러진 손길과 입안 가득한 부피감을 귀히 감상하며 목구멍 깊은 근육으로 그의 주인의 무기를 어루만졌다. 재규어의 주둥이 밖으로 채 삼키지 못한 다량의 정액이 흘러넘쳤다. 마침내 늑대의 사정이 잦아들었다. 재규어는 퇴각하는 점령군을 본진 앞까지 추격하며 열성적으로 핥아삼켰다. 늑대는 충성스러운 부하의 공을 치하하듯 양손과 양발로 그의 머리며 목덜미며 등, 어깨를 꾹꾹 눌러 쓰다듬었다. 재규어는 늑대의 고간에 코를 박고 진한 정액 향에 취한 채 늑대의 포상에 몸을 맡겼다. 그는 늑대에게 장난감처럼 다뤄지는 일이 금은보화보다 더 귀하게 여겨졌다. 그는 흉흉한 기세를 뽐내는 그 자신의 군대의 강력한 요구를 잊기 위해서라도 늑대의 고간에 더욱 파고들었다. 그가 음낭을 거듭 짧게 핥자 늑대가 간지러워 맑은 웃음을 흘렸다. 그는 이제 오감이 늑대로 가득했다. 그는 평생 이와 같이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9

재규어는 비스듬히 그를 부딪는 늦은 오후의 광자 흐름 속에서 느지막이 눈을 떴다. 늑대의 온기는 온데간데 없었고, 다만 마른 수건 여러 장이 축축한 침대보를 가리고 얇은 여름 이불이 그의 젖은 맨몸을 덮어 데우고 있었다. 검은 맹수는 늑대의 자상함에 귀를 붉히고 고개를 조금 숙였다. 재규어는 늑대의 매력을 결박된 손을 꼽아가며 헤아리고 있다가, 문득 조용한 바깥을 인지하자 불안과 공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숨소리마저 죽인 채 초조함 속에서 방문 바깥의 세계에 귀를 기울였다. 저 멀리 무성한 나뭇잎을 바람이 가르는 소리, 지저귀는 새 울음소리, 그리고 더 가까운 곳을 스쳐가는 바람 소리...아니, 그것은 무수한 가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소리였다. 재규어는 늑대가 샤워를 하고 있는 것이리라 추측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몸 곳곳에 상처가 있었다. 물이 들어가도 괜찮은 것일까. 재규어는 그런 환자를 데리고 네 차례나 격렬한 교미를 가진 사실에 자괴했다. 그 과정에서 검은 짐승은 늑대와의 즐거웠던 장면들을 모두 반추해보고, 다시 흥분했다. 재규어는 지친 기색도 없이 혁혁한 위용을 드러낸 그의 커다란 성기의 민감한 면면을 따라 수건의 보풀 한 올 한 올을 주도면밀하게 감각하며, 양심의 가책에 괴로워했다.

재규어는 어느새 희미하게 들리던 물소리가 그친 것을 인지했다. 그는 다시 숨을 죽이고 긴장하며 바깥의 소리에 집중했다. 5분 가량의 정적이 있고, 단단하고 쫀득한 물체가 나무 바닥과 규칙적으로 부딪는 충격음이 재규어의 쫑긋한 귀로 들어왔다. 재규어의 꼬리가 이불 속에서 기대감 속에 헤엄쳤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포식자의 습관대로 닫힌 방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조차 않았다. 발걸음이 방문 앞에서 멎고, 문고리가 부드럽게 회전했다. 빛의 직사각형이 서서히 넓어지며 목욕 가운을 입은, 조금 놀란 기색의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어나셨네요. 출출하시죠? 아까 보니 냉장고에 샌드위치가 있던데 가지고 올게요."
"잠시만요!"

재규어는 충동적으로 그를 불러세웠다. 그는 그가 늑대에게 뭘 원하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늑대가 의문 어린 시선으로 가만히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재규어는 늑대의 맑은 눈동자에 홀려, 의식의 뒤켠에 스친 찰나의 소망을 무심코 반출했다.

"쓰다듬어 주세요."

늑대가 조금 놀라 눈을 키웠다가, 그를 귀엽다고 생각하여 맑은 웃음을 흘렸다. 재규어의 귀와 목이 달아올랐다. 늑대가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따끈한 뒤통수와 목덜미를 양껏 매만지고 그 위에 입을 가져가 털을 골랐다. 재규어의 성기가 흉흉하게 부풀고, 액이 다시 새어나왔다. 보송보송한 수건이 그 물기를 훔쳐갔다. 그러나 늑대는 곧 고개를 들었고, 이어 손도 거두었다.

"루시. 내 손길이 그리웠어요? 매번 잊지 않고 쓰다듬어 줄게요."
"그..."

재규어는 말을 끌다 고개를 푹 숙이고 그의 시선에서 도망쳤다.

"...고맙습니다."

늑대는 재차 맑은 웃음을 머금고, 재규어의 코끝을 짧게 핥은 뒤 그에게 짧게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다. 재규어는 온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마른 수건에 질척한 성기를 연신 비벼댔다. 그는 진동기의 부재를 아쉽게 느꼈다.

늑대는 쟁반에 차가운 샌드위치와 우유 두 잔을 챙겨들고 금방 돌아왔다. 늑대는 다소 어수선한 그의 상태를 의아하게 여기며, 침대 머리에 딸린 서랍 위에 쟁반을 올려두고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늑대는 약속대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와 얼굴을 가까이 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 아닙니다. 그보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먹은 것이라곤 미카엘 씨의 정액뿐이군요."

늑대의 귀끝이 달아오는 걸 느끼며 공연히 샌드위치를 만지작거렸다. 늑대는 슬그머니 재규어를 곁눈으로 바라보고는 보관용 랩을 모두 벗겨낸 샌드위치를 그의 입에 가져다 대었다. 재규어는 늑대에게 쓰다듬받으며 늑대가 먹여주는 일이 몹시 부끄러우면서 좋았다. 그는 망설이듯 입을 조금 벌리고 늑대가 내민 샌드위치를 조심스레 한입 베어물었다. 어제 그가 직접 만들어 맛을 익히 아는데도 유독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무척 낯선 경험이었다. 늑대는 그가 먹여주는 것에 부끄러워하면서도 기뻐하는 재규어를 욕정에 찬 눈으로 지켜보다가, 어느새 한입 크기만 남은 샌드위치 조각과 함께 그의 손가락을 재규어의 뜨거운 입안에 집어넣었다. 재규어는 몹시 당황한 기색으로 늑대를 올려다 보았다.

늑대는 탁한 눈빛으로 일전의 자세를 다시 취해 거대한 그의 자지를 재규어의 입에 물렸다. 재규어는 늑대의 손가락을 피해 허겁지겁 그의 입에 남은 음식을 서둘러 씹어 삼키고 늑대의 물건을 받아들였다. 늑대는 자유로운 손으로 재규어의 눈과 귀를 힘주어 쓰다듬다가 우유가 담긴 컵을 들고 그의 자지와 손가락에 희롱당하는 재규어의 주둥이 가까이 가져왔다. 재규어는 그가 뭘 할지 몰라 신뢰와 두려움 속에서 혼란스러워했다. 늑대가 잔에 담긴 우유를 천천히 핏줄이 불거진 기둥 위로 가는 줄기로 흘려보냈다. 차가운 소량의 액체가 빠르게 늑대의 살덩이를 타고 내려가 재규어의 입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재규어는 조금씩, 그러나 쉴새없이 흘러드는 하얀 액체를 부지런하게 삼켜넣었다. 그의 목구멍 근육과 혀가 그에 맞춰 쉬지 않고 움직이며 어느새 입안 깊이 들어온 늑대의 기둥을 반복해서 뭉근하게 자극했다. 늑대는 차가운 액체의 흐름과 그에 대비되는 재규어의 뜨거운 혀와 입안 점막의 간극이 성감을 더욱 돋우는 것을 알아내었다. 늑대는 재규어의 입에 들어가 있던 손을 회수해 우유 잔을 옮겨 잡아 반쯤 남은 우유를 다시 뜨거운 성기 위로 흘려보냈다. 늑대의 자유로워진 손은 그의 몫의 샌드위치를 가져와 먹으면서 그의 성기를 입에 물고 하얀 액체를 목으로 넘기며 그를 자극하는 재규어를 구경했다. 재규어는 왜인지 모를 질투심에 늑대의 손에 들린 샌드위치를 사납게 노려보다가 늑대의 성기를 적극적으로 자극하기 시작했다. 늑대는 우유가 착지할 막대가 흔들리자 유체의 흐름이 불안정해지는 걸 보고 우유를 그에게 먹이는 걸 멈추고 3분의 1 정도 남은 우유를 홀짝이며 위아래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자극을 음미했다.

늑대 역시 늦은 점심을 마무리하고 빈 잔을 쟁반 위로 되돌린 뒤, 재규어의 입안 감촉을 눈을 감고 잠시 즐기다가, 침과 우유로 범벅이 된 그의 기둥을 재규어의 입에서 빼내었다. 재규어는 그 이유를 도무지 짐작하지 못해 서운한 눈치로 늑대의 흐린 눈을 올려보았다. 늑대는 손끝으로 콧등과 턱밑을 살살 긁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규어의 의아해하는 시선이 그를 따라붙었다. 늑대는 의뭉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쟁반 아래 서랍을 뒤져 물티슈를 한 장 꺼냈다. 그는 다시 침대에 자리하고는 한쪽 발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닦아냈다. 재규어는 그의 행동을 상당한 난제로 여겼다. 대신 그는 그동안 타액과 우유로 더럽혀져 맑은 액을 흘려대는 늑대의 무기를 보며 입맛을 다시며 늑대가 일을 끝마치기를 기다렸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8

늑대는 그의 고간에 머리를 처박고 혀를 할짝이는 재규어의 뒤통수를 한손으로 세게 붙잡아 그의 축축하고 울혈된 성기 밑부분으로 짓누르며 문질렀다. 그의 민감한 표피 위로 모멸당하는 재규어의 가쁜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늑대는 재규어의 황홀한 표정과 거세게 추삽질을 하는 그의 하체를 번갈아 지켜보면서, 그의 머리를 힘주어 쓰다듬으며 늑대의 맑은 액을 골고루 펴발랐다. 재규어는 공기를 긁는 듯한 신음을 뱉으며 기뻐했다.

일이 분 정도 지났을까, 늑대는 재규어의 머리를 그의 성기 아래 처박고 핥게 하는 것도 좋지만, 견고하게 자리를 지키는 그의 기둥 끝이 성감으로 근질거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느꼈다. 늑대는 재규어의 뒤통수 갈기를 움켜잡고 거칠게 들어올렸다. 재규어는 아쉬움을 담아 낭심에 시선을 두면서도, 고분고분하게 그의 손길에 따랐다. 늑대는 본능에 가깝게 허리를 흔들며 재규어의 주둥이 양옆을 두툼한 기둥으로 수 차례 가격했다. 재규어는 주둥이를 조금 벌린 채 내리깐 눈으로 그 모욕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큰 폭으로 왕복하는 그의 골반 위로 기다란 꼬리가 낭창하게 흔들렸다. 늑대가 그의 콧등 위를 날카롭게 선 자지 끝으로 긁어 오르내리다 콧잔등을 가볍게 부딪었다. 늑대는 곧이어 재규어의 촉촉한 코끝을 프리컴을 끊임없이 흘려내는 고온의 총구로 거듭 찔러대면서는, 그의 머리에서 손을 거두어 팔짱을 끼고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 같은 그의 시선을 방관했다.

"루시. 루시의 대답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상으로 내 맛있는 자지를 줄게요."

검은 짐승은 늑대의 의도를 이해하자 마자, 코끝에 닿은 늑대의 잔뜩 부풀어오른 흉흉한 자지에 덤벼들어 주먹 만한 뾰족한 귀두를 입 속 깊숙이 잡아먹었다. 주먹만한 두께가 그의 턱근육에 인장 응력을 걸었다. 재규어는 헛구역질을 견뎌내며 늑대의 커다란 조형물을 목구멍 깊숙이 밀어넣었다. 그의 군대는 재규어의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에 제압당해 강렬한 자극을 무방비하게 받아들였다. 2초도 되지 않아 그는 쾌락에 휘둘리며 팔을 풀고 한손으로 재규어의 머리채를 다시 붙잡아야 했다. 하얀 짐승의 본능이 독단적으로 재규어의 목구멍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두 짐승의 허리가 조금씩 어긋나는 박자로 목적지를 타격했다. 늑대의 거대한 군세는 사방에서 밀려드는 마찰의 자극 속에서 재규어의 인두로 짓쳐들어가 뒤쪽 벽까지 찍어누른 뒤, 짜릿한 압박 속에서 후퇴하더니 그 희열을 다시 느끼기 위해 어두운 열락의 동굴 속으로 맹렬하게 돌격하기를 멈추지 않고 되풀이했다. 늑대가 쏟아지는 쾌락의 물결 속에서 주둥이를 하늘에 처박고 울부짖듯 신음하기 시작했다. 재규어는 늑대가 그의 생명을 그의 쾌락만을 위해 전용하며 즐거워한다는 사실이 더없이 짜릿했다. 뒷구멍 깊이 박힌 진동기가 최고 단계로 그의 전립선을 가격하는 감각이 질식할 것 같은 쾌감 속에서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결박당한 그의 손발이 주기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그의 성기가 점차 늘어가는 액체 사이를 헤집으며 검은 짐승의 성감을 그치지 않고 고양시켰다.

음란한 마찰음과 신음소리의 협주곡이 방 안을 지배했다. 쾌감에 중독된 늑대의 본능이 음행의 진동수를 끌어올릴 것을 명령했다. 늑대는 무아지경 속에서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였다. 재규어는 커져가는 고통과 즐거움에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이성을 잃고 그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타락한 경찰의 흐려진 눈을 괴로운 가운데 올려다 보았다. 두 짐승은 온몸을 지배하는 쾌락의 풍랑 속에서 서로에게 시선이 묶여버렸다. 늑대는 그가 파괴적으로 휘두르는 폭력을 기쁘게 받아먹는 재규어의 뒤틀린 복종욕을 도취감 속에서 주시하다가, 이 고분고분한 맹수를 그의 손아귀에 완전히 틀어쥐고 소유해버리고 싶다는 거센 충동을 느꼈다. 재규어는 훨씬 사나워진 늑대의 시선에서 이를 알아채고, 모든 깊은 욕망이 충족됨을 느꼈다. 늑대는 이제 그만의 주인이었다.

소유의 관계란 참으로 기이해서, 소유자는 도리어 소유물에 매인 몸이 되고 만다. 늑대는 그를 그 자신의 곁에 가둠으로써, 그 자신을 그의 곁에 가둬버리게 되리라. 재규어는  격렬히 그를 범하는 늑대의 욕망을 집어삼키면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늑대 또한, 피소유를 만족스러워하는 재규어의 집착 어린 복종을 직시하면서, 그를 따라 날카롭게 웃었다. 그들은 서로의 깊은 곳까지 꿰뚫어보다가, 클라이막스가 목전에 도달했음을 알아차렸다. 늑대가 마지막으로 검은 짐승의 목구멍 깊이 그의 거대한 포신을 처박고 그의 뒤통수를 힘주어 밀어눌러 좆집 끝까지 그의 주둥이 속으로 밀어넣었다.

두 짐승은 시선을 마주 걸어 잠근 채 서로가 절정을 맞이하는 모습을 빠짐없이 응시하며, 사정을 시작했다. 그들의 육체는 거듭된 사정에도 지치지 않고 또다시 막대한 양의 정액을 생성하는 데 성공하여, 그들의 정신을 쾌락의 절벽 아래로 밀어뜨렸다. 늑대의 급류가 늑대의 깊은 곳에서부터 굵고 기다란 수로를 따라 세차게 수송되어 검은 짐승의 인후에 거센 폭포로 쏟아져내렸다. 재규어는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늑대 씨들을 능숙하게 모두 그의 뱃속으로 집어삼켰다. 강렬하게 전동하는 기구가 단단하게 부풀어올라 대량의 정액을 압력을 가해 쏘아올리는 재규어의 전립선을 강하게 때리며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쾌락을 그의 뇌에 쏟아부었다. 사지가 허공에 매여 두꺼운 가슴 근육과 복근과 불알만이 침대 위에 닿아있는 곳곳으로 재규어의 정액이 쏘아져 들어갔다. 두 짐승은 서로의 시선을 해체하지 못하고 강제로 서로의 열락을 피드백당하며 점점 정신을 놓아 갔다.

두 짐승의 뇌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부분을 남겨두고 모조리 쾌락에 잠겨들었다. 두 짐승의 사정 계통은 멈출 기색도 없이 물자가 급속히 마련되는 족족 퍼부어대었으나, 오래다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끝끝내 보급 물자가 소진되었다. 이 모든 시간 그들을 지배하던 쾌락의 공급이 끊어지자, 그들의 뇌는 정적 속에서 전후 복구에 들어갔다.

늑대의 몸이 허물어져 상체가 재규어의 위로 쏟아졌다. 오후의 평화로운 정적이 진동기의 거센 동작음과 어우러져 그들이 절정의 여운 속에서 잠든 위에 차곡차곡 쌓였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7

재규어는 늑대의 냉대에 어쩐 이유에선지 가슴켠이 시려왔다. 그의 머릿속에는 그가 끝끝내 늑대에게 버림받으리라는 공포가 점차 그 세를 넓혀갔다. 뒷구멍의 자극이 찌르는 듯 아프게 느껴졌다. 재규어는 애처로운 눈으로 늑대의 금속 같은 눈을 올려보았다. 재규어는 혹시 모를 희망과 불안 속에서 늑대의 입이 열리는 것을 홀린 듯이 지켜보았다.

"루시, 내가 이 방에서 진동기 외에 뭘 더 발견했는지 알아요?"

흉포하던 온몸이 무력하게 묶인 채 늑대만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재규어의 눈에 점차 불안과 공포가 섞여갔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움직여 맑은 액을 한 움큼 흘려내는 성기를 축축이 젖은 침댓보에 문질러댔다. 검은 짐승의 그런 모습까지 고스란히 지켜본 늑대의 성기가 맑은 액으로 코팅되어 번득였다.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크고 기다란 기둥을 크고 쫀득한 육구가 박힌 커다란 손으로 대가리부터 뿌리까지 두어 번 훑어 질척이는 액체를 고루 펴고, 손아귀에 빠듯하게 들어오는 그의 울렁이는 불알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재규어의 불안정한 시선이 늑대의 음란한 손짓으로 흘러들었다. 검은 짐승의 허릿짓이 그 진폭을 키워갔다.

늑대는 손을 옮겨 뾰족한 귀두 끝을 짓누르듯 어루만지며 재규어의 다리맡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창문에 기대어 선 조그만 둥근 테이블이 증거 수집용의 투명한 밀폐 봉투를 여럿 받치고 있었다. 재규어는 최대한 고개를 돌려보았으나, 세부적인 부분은 식별할 수 없었다. 그는 방안의 물건들을 떠올려 보았다. 진동기, 성기 모형, 재갈 등 늑대를 위해 준비한 (그러나 도리어 그를 위험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SM 도구가 그의 기억을 스쳐갔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의 사적인 물건들이었고, 그가 속한 조직과 관련된 모든 물품은 조직의 건물 밖으로 유출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심지어 신분증 역시 위조된 것을 소지했다. 재규어는 문제될 것이 없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저릿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수 초간 들리더니, 늑대가 다시 그의 앞으로 걸어왔다. 늑대는 증거물들을 그에게 잘 보이도록 들어 내밀었다.

그것은 사진이었다. 재규어가 초소에서 위장 신분으로서 이따금씩 지내면서, 매일매일 무료한 시간을 자위를 하며 함께 보냈던, 늑대의, 사진. 너무 익숙하게 생각되어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침대에 설치된 구속구와 다양한 SM 기구들은, 그의 사생활으로 변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카엘이 특정됨으로써, 늑대의 감금이 우발이 아니라 계획적이었음을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신체와 정신 모두 완전한 덫에 갇혀버린 재규어는, 불가해하게도 짜릿한 성감을 느꼈다. 그는 이로써 모든 부분이 늑대에게 장악되어, 늑대가 내키는 대로 휘둘려야 했다. 그가 다른 성적 도착을 전전하며 존재도 알지 못하던 깨알 같은 복종욕을, 그에게는 더 이상 회피할 길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가 사랑하는 늑대가 그에게 명령하면, 그는 기쁘게 복종할 것이었다. 검은 짐승은 흥분에 흐려진 눈으로 늑대의 맑은 눈동자를 뚫어지게 올려보았다.

늑대는 당황했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커다란 자지를 감싸쥐고 천천히 매만지던 손놀림까지 그대로 멈춰버렸다. 대체 무슨 과정을 거치면 잔뜩 궁지에 몰린 사람이 갑자기 발정이 나버린단 말인가? 늑대는 커다란 난제를 마주한 기분으로 그 자신을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면밀히 관찰했다. 모두 제복을 입고 현장에서 싸우고 있거나, 경찰서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진들이었다. 같이 나온 사람들과 장소를 보면 꽤 오래 전에 찍힌 것도 있었다. 늑대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보고서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허리를 세차게 움직여대는 검은 짐승을 힐끗 쳐다보고 눈살을 조금 찌푸리고는, 적선하듯 진동기의 강도를 몇 단계 올려주었다. 이제 고개를 쳐들고 낮고 잦은 신음 소리까지 흘려대는 재규어를 심란한 표정으로 조금 더 지켜보다가, 저렇게 좋아하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머릿속에서 흘려 내보내고는, 다시 추리에 집중했다.

우선, 엊그제의 습격부터 늑대의 낙오와 이곳으로의 유도, 그리고 재규어의 감금은 모두 이어져 있었다. 재규어는 조직 Occu-Fur에 속해 작전에 대한 결정권이 있거나, 그런 사람과 커넥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Occu-Fur, 혹은 협력 조직, 혹은 민간의 제 3자에게서 얻었을 것이다. 이제 범행의 동기에 대한 물음이 남는다. 늑대는 그 의문을 두고 5초쯤 고민하다가, 깔끔하게 본인에게 듣기로 결정했다. 늑대는 재규어의 발정난 얼굴 가까이로 고개를 접근했다. 재규어가 그의 주둥이를 핥으려고 들자 그는 손바닥으로 이를 제지했다. 재규어는 젤리 같은 육구를 두어 번 핥다가 늑대의 손에 눈두덩을 비벼댔다. 늑대는 떨떠름한 심정으로 재규어의 뒤통수를 다시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루시. 몇 가지 좀 물을 게 있어요. 성실하게 답변해 주세요."

재규어는 늑대의 냄새가 나는 손바닥에 코를 박고 숨을 몰아쉬다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루시, 이 사진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재규어는 늑대의 정갈한 목소리를 흥분 속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 말뜻을 파악하고 그의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의 눈동자에 불안과 체념이 스쳤으나, 이내 사라지고 다만 남은 것은 오롯한 복종욕과 흥분 뿐이었다. 늑대는 잠시 멀쩡해지는가 하더니 다시 발정이 나 뒤집어진 그의 눈동자가 꺼림찍해 몸을 잠깐 굳혔다.

"오래 전…3년 전부터 당신을 지켜봤습니다. 어두운 골목에서 제 부하들을 때려눕히는 모습이 빛이 나서, 당신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을 마친 재규어가 늑대의 손바닥을 재차 핥으려 들었다. 늑대는 질겁하여 급히 손을 빼내었다. 늑대의 눈동자에 스친 거부를 포착한 검은 짐승의 눈동자가, 차츰 더 혼탁하고 어두워졌다. 독점욕과 복종욕이 기이하게 결합되어 검은 짐승의 머릿속을 채워갔다. 낮고 포악한 울음소리를 흘리며 그는 늑대의 불안정한 눈을 지긋이 올려다 보았다. 늑대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에게서 한 걸음 멀리 물러섰다. 검은 짐승은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퇴폐적인 웃음을 지었다.

늑대는 불안한 마음을 추스리며 재규어의 발언을 곱씹었다. 3년 전, 어두운 골목, 자기 부하를 때려눕혔다. 그런 일은 자주 있는 일이라 특정 사건을 집어 말하기 어려웠다. 늑대는 침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취조를 재개했다.

"당신은 그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죠?"
"그날은 우리가 데브 시 외곽 항만 하적장 부근의 안가에서 약 배급선과 접촉해 물건을 넘겨주고 있을 때 미카엘 씨를 포함해 다섯 명의 경찰이 습격했었습니다. 저는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후방에서 퇴각을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늑대는 기억이 났다. 그날은 몸싸움이 심하게 벌어져 상황이 정리되었을 때는 이미 증거물이 모두 빼돌려진 상태였다. 그 때문에 무척이나 허탈해했었는데, 그것이 이 자의 짓이었다니. 늑대는 눈을 돌리고는 잠시 그를 흘겨보았다. 재규어가 눈웃음을 지었다.

"미카엘 씨."

그의 부름에 늑대가 다시 그를 마주했다. 재규어의 금빛 눈에 기이한 열기가 맴돌았다.

"성실히 답변했습니다. 그러니까 미카엘 씨, 착한 애완동물에게 상을 주십시오."

늑대는 재규어의 발언에 다음 질문을 까먹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정신으로 10분 전에 재규어를 애완동물이라고 부른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와 별개로, 그는 홀린 듯이 재규어의 머리맡에 다가가 흥분에 겨운 재규어의 옆얼굴을 쓰다듬었다. 재규어는 늑대의 손바닥을 핥으며 조금 흐려진 늑대의 눈동자를 감상했다. 늑대는 이제 피하지 않았다. 두 짐승의 사이에서 열기가 다시 지펴졌다. 늑대는 침대 머리맡을 올라, 정강이를 침대에 붙이고 다리 간격을 벌려, 우뚝 선 그의 거근을 재규어의 주둥이 바로 위에 들이밀었다. 그는 기대와 희열에 찬 재규어의 눈을 그의 고간 사이로 내려다 보았다. 검은 짐승이 혀를 한껏 내밀어 뾰족하게 만든 혀끝으로 늑대의 먹음직스러운 불알을 문지르며 핥아올렸다. 늑대는 음낭과 밑둥 주변을 능수능란하게 헤엄치며 그를 한껏 자극하는 빨갛고 말캉한 혀의 감촉에 감탄하며 수액이 물처럼 새어나오는 기둥을 더욱 꼿꼿이 세웠다. 늑대는 무자비하게 괴롭혀진 그의 위아래 구멍과, 정액으로 그득한 몸속이 덥혀지며 성감이 고조됨을 느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이제는 그가 재규어를 괴롭힐 차례였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6

재규어는 둥근 귓바퀴와 입안에서 느껴지는 뜨뜻하고 촉촉한 감촉을 느끼며 기분 좋게 일어났다. 늑대는 재규어의 기상을 인지하고 그의 혀를 희롱하는 손놀림을 더욱 활발히 했다. 늑대의 큼직한 육체가 눌러오는 기분 좋은 압박감에 즐거워진 재규어는 재바르게 움직이는 늑대의 두툼한 손가락을 까끌하고 축축한 혀로 핥고 휘감으며 그에게 화답했다. 그는 오늘에만 네 번째로 발기한 그의 커다란 성기를 다량의 체액으로 흠뻑 젖은 침대보 위로 비벼대며, 한 손을 들어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의 손은 정해진 운동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재규어의 머리가 싸늘해지고 가슴이 갑갑해졌다. 그는 일생에 이렇게 간단하고 허무하게 배신당한 일이 없었다. 그는 목숨의 위기를 느끼며 필사적으로 온몸을 뒤틀어댔다. 늑대는 물릴 뻔한 손을 감싸쥐면서 그의 등 위에서 내려와 침대 옆에 바로 섰다. 재규어는 여러 모순되는 감정 속에서 혼란해 하다가, 차츰 늑대를 증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늑대는 재규어의 살의 가득한 포식자의 눈빛을 가볍게 비웃었다. 늑대는 다른 손에 쥐고 있던 기기를 조작했다. 소형 모터의 경박한 동작음이 방안을 울리고, 재규어의 전신 근육이 본능적으로 수축해 그의 꼬리가 꼿꼿이 섰다. 재규어의 증오 어린 표정은 즉시 당혹으로 물들었다. 그는 1초의 시간 뒤에 그의 항문 내부의 진동을 인지했다. 진동은 특별히 강한 것은 아니었으나, 재규어에게 낯설고 당황스러운 감각을 맛보이는 데에는 충분했다. 재규어의 성기가 더욱 빳빳해졌으나,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늑대는 당황해 쩔쩔매는 재규어의 얼굴을 가까이 하고 그의 도톰한 손으로 재규어의 다소 거친 뒤통수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늑대는 강인하던 그의 눈동자가 지금따라 연약하게 보이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그의 양눈을 가볍게 핥았다. 재규어는 늑대의 따뜻하고 커다란 손길이 그의 인격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과, 얇은 눈꺼풀 위로 민감하게 느껴지는 늑대의 축축하고 말랑한 혀의 감촉이 기분 좋았다. 재규어는 증오를 어렴풋이 잊어버린 채 늑대의 온유한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밀어 그와 입을 맞대고 혀를 섞었다. 재규어는 그가 사랑하는 이의 손길과 입맞춤의 감촉에 취해, 그가 처한 상황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어쩐지 뒷구멍의 진동도 기분 좋은 감각으로 전해오는 듯했다. 그의 발기한 성기가 다시 맑은 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늑대는 재규어의 온순한 입속을 기분 좋게 탐색하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거리를 벌렸다. 재규어는 미련이 묻어나는 얼굴로 늑대의 시선을 마주했다. 늑대는 입을 달싹이다가, 다소 당황하더니 마림바처럼 맑은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재규어는 투명하게 맑은 그의 웃음을 사탕처럼 녹여 먹었다. 그의 귓가가 조금 덥혀졌다.

"이봐요, 재규어 씨. 그러고보니 여지껏 당신 이름도 몰랐군요. 내게 이름을 알려줄래요?"

재규어는 늑대의 맑은 목소리를 몽롱하게 감상하다가, 그 의미를 파악하고 표정을 굳혔다. 마약 밀수 조직 Occu-Fur의 주요 간부 중 하나인 그의 이름은 경찰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재규어는 그에게 떳떳하지 못한 그의 행적을 처음으로 부끄럽게 여기며, 술렁이는 가슴을 억누르고 가명을 내뱉었다.

"루치퍼, 입니다. ……루시라고 불러주세요."

재규어는 망설이다가 충동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더없이 당황하여 눈을 질끈 감았다. 세상에, 루시라니. 그는 자신이 직접 그 말을 내뱉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재규어의 얼굴은 물론 두툼한 귀와 목덜미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늑대가 급히 웃음을 참는 소리가 그의 귀를 들쑤시며 그를 더욱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다소 불규칙해진 늑대의 손길과 뒷구멍 속의 진동이 어쩐지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늑대는 근육으로 촘촘히 짜인 거대한 검은 육체와 강인하고 날렵한 외모를 자랑하는 재규어가,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내비치고는 놀라서 눈을 꼭 감고 얼굴과 목덜미를 잔뜩 붉힌 채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심장이 뻐근해져 오는 느낌에 괴로워했다. 그의 손 아래로 느껴지는 뜨끈뜨끈한 열기가 재규어가 얼마나 수치스러워 하는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늑대는 살면서 만나온 모든 존재 가운데 지금의 재규어가 가장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늑대는 간신히 분출하는 웃음을 제어해냈다.

"그래요, 루시. 나는 루시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이 있어요. 잘 대답해줄 거죠?"

재규어는 그의 정신을 완전히 불태우는 수치 속에서 간신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늑대는 귀엽게 고개를 끄덕이는 포식자의 머리를 다시금 정성스레 쓰다듬어 주었다. 재규어의 질끈 감긴 눈과 코와 주둥이 역시 가볍게 몇 번 핥아주었다. 재규어의 귀와 꼬리가 간지러움에 움찔대었다. 두 수인의 자지에 뻐근하게 힘이 들어가 프리컴이 꾸준히 새어나왔다.

"루시. 우선은 가볍게 루시에 대해 설명해줄래요?"

재규어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는 완전한 진실과 완전한 허구 가운데 선택해야만 했다. 그는 눈을 떴으나, 차마 늑대의 곧은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갈 길을 잃은 그의 시선은 방황하다 자연히 눈에 띠는 늑대의 위엄 있는 포병에 고정되었다. 그는 서서히 밀려오는 허무와 단절감 속에서 억지로 입을 열었다.

"저는, 주 정부 산림 및 야생동물 관리부 소속의 레인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 배정받은 초소 근방을 순찰하며 생태 현황 조사와 수렵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 제가 맡은 일입니다. 미카엘 씨는 어떻습니까?"

재규어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거짓 신분을 이야기한 뒤 늑대에게 화제를 돌렸다. 늑대는 여전히 환한, 조금은 성적으로 흥분한 기색으로 대답했다.

"저는 어제 말씀드린 대로 주 경찰의 마약 감찰과 소속으로, 마약 밀매 현장에 직접 투입되어 용의자를 검거하고 현장을 확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틀 전에 데브 시에서 저희가 역습을 받아서 급히 복귀하다가 그만 낙오되어 여기까지 쫓겨왔습니다. 그런데 좀 미심쩍은 부분이 있습니다."

늑대는 잠시 고민하다 말을 이었다.

"왜 그들은 나를 숲으로 몰아넣었을까요? 추격하기에는 숨기도 쉽고 엄폐물도 많은 숲보다 평야 지대가 더 수월했을 텐데요."

재규어는 우울감 속에서 잠자코 늑대의 손길을 느끼며 들썩이는 마음을 애써 내리눌렀다. 늑대는 그에게 말을 건네면서 재규어의 눈과 입매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늑대 또한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쾌감을 재규어의 고분고분한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가라앉혔다.

"루시. 혹시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까? 그래 주시면 제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재규어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늑대와 눈을 마주했다가, 다시 시선을 내려 늑대의 꼿꼿한 성기를 멍하니 보았다.

"미카엘 씨가 찾아온 무렵의 총격음 외에는 평소와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미카엘 씨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서 유감입니다."

미카엘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예의바른 미소로 일관하다가, 루치퍼의 머리에서 손을 거뒀다. 재규어는 미련 가득한 눈으로 늑대의 건조한 눈동자를 올려다 보았다. 루치퍼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했다.

"아쉽네요, 루시. 거짓말하는 애완동물에게 쓰다듬은 없답니다."

루치퍼의 동공이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떨렸다. 미카엘은 루치퍼의 그런 반응을 주의 깊게 확인했다. 소형 모터의 불쾌한 동작음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5

늑대의 몸속은 뜨거웠다. 재규어는 제 성기의 돌기 하나하나마다 감겨오는 쫄깃하고 뜨거운 감촉에 감탄하며 고개를 든 채 눈을 감고 목울대를 긁는 낮은 신음을 길게 내쉬었다. 그의 침략군은 이미 공략된 늑대의 요충지를 수월하게 오가며 점령해갔다. 늑대는 자지가 들어오는대로 벌렁거리며 늘어나는 그의 음란한 구멍이 낯설었다. 그는 가시 달린 자지 대가리가 그의 속살을 헤집고 파고들며 전해오는 알 수 없는 성감에 늑대는 벌써부터 황홀감에 젖어들었다. 그의 교감신경계는 잔뜩 흥분해 그의 커다란 자지 끝에서 줄줄 흘려보내는 액체의 생산량을 더욱 늘려갔다. 늑대는 흥건한 그의 주둥이로 그의 흥분한 살덩이를 더욱 열성적으로 빨아대며 그의 성감을 고조시켜 나갔다. 쉴새없이 액체를 운송하느라 꿈틀대는 내부 근육이 재규어의 진입군을 더욱 자극해, 재규어는 미칠 것 같은 쾌락을 감당할 수 없어 허릿짓의 속도를 빨리 했다. 그의 짐승이 늑대의 깊은 곳까지 짓쳐들어갔다가, 몸을 뒤로 빼더니 속도를 실어 더 깊은 곳까지 찔러들어가기를 빠론 속도로 반복했다. 두 육체는 빠른 진동수로 흔들리며 교접했다.

늑대는 빠른 템포로 밀려오는 낯선 성감에 괴로워하며 몸을 꼬아댔다. 재규어의 격렬한 진출에 맞춰 늑대의 하체가 흔들리며 늑대의 단단한 성기를 흥건하고 쫄깃한 목구멍 깊이 박아댔다. 재규어의 군대가 늑대의 전립선을 비인도적으로 구타했다. 끊임없이 마구잡이로 발길질당하는 전립선이 늑대의 뇌로 구원 요청을 보냈으나, 쾌락에 빠진 늑대의 타락한 뇌는 그 신호를 지독한 쾌감으로 받아들였다. 늑대가 점차 이성을 잃고 침을 질질 흘려대기 시작했다. 늑대의 눈이 흰자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재규어는 그의 공격으로 성적 쾌락에 허우적대며 함락당하는 늑대의 모습을 짜릿한 배덕감과 성취감 속에서 바라보았다. 재규어는 추삽 운동의 속도를 있는 힘껏 끌어올리며 늑대의 도시를 초토화시켜 나갔다. 늑대는 고개를 힘없이 침대에 누이고, 무질서하게 요동치는 그의 단단하고 기다란 자지가 공성추처럼 늑대의 주둥이를 마구잡이로 무겁게 쳐올리는 것을 다 맞아가면서 존엄성을 유린당하고 있었다. 재규어는 고의적으로 허리를 놀려 구심점을 잃은 늑대의 군대를 조종해 늑대의 양뺨을 번갈아 올려치는 등 늑대의 인격을 가지고 놀았다. 재규어 역시 극도의 쾌락과 흥분감에 사고 능력과 시간 감각을 잊어버리고 본능에 잠식당한 짐승의 상태로 떨어졌다.

검은 짐승의 본능은 더 큰 쾌락을 좇아 근육의 운동 한계를 해제했다. 재규어의 무자비한 충차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움직임으로 늑대의 구멍을 유린했다. 늑대의 내벽과 전립선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거센 타격에 큰 폭으로 요동치며 막대한 양의 정보를 감각 신경으로 밀어붙여 중추 신경계에 엄청난 부하를 걸었다. 파멸적인 혼란 속에서 늑대의 뇌는 급기야 제어 불능 상태로의 트리거를 건드리고 말았다. 온몸을 장악하고 있는 신경망은 상부의 되돌릴 수 없는 명령을 바쁘게 말초 신경으로 전달했다. 전신의 경련이 시작되었다. 구멍과 내벽의 모든 근육이 일괄로 수축하며 침략군에의 반격에 나섰다. 극도로 민감해져 끝없는 쾌락을 전달하던 커다란 자지 전체에 가해진 예상치 못한 반격에 막대한 양의 성감 신호가 검은 짐승의 신경계마저 범람하기 시작했다. 검은 짐승은 끔찍이 지독한 황홀경에 중독되어 감당 못할 쾌락 속에서도 더 큰 쾌락을 위해 허릿짓을 강행했다.

늑대의 생식선은 혹사당해 빠듯한 와중에도 경이로운 양의 정액을 생산해 커다란 포구로 밀어올렸다. 주먹만한 불알이 잔뜩 수축하고, 이어 포대 기저부의 공 모양 구조물이 팽팽히 부풀어올랐다. 한계 이상으로 부풀어올라 붉은 핏줄이 올올이 비치는 거대한 화포가 대량의 정액을 거세게 쏘아올리기 시작했다. 늑대는 강력한 정복자가 반격에도 아랑곳 않고 도리어 더 거세게 전립선을 폭격하는 파괴적인 감각과 생식선이 필사적으로 수축하며 정액을 밀어올리는 짜릿한 감각 속에서 극한의 쾌락을 맞이했다. 공중에 처들린 두툼한 다리를 붙잡은 늑대의 두꺼운 팔이 잔뜩 긴장하며 다리의 각도를 더욱 벌렸다. 눈이 풀려 주둥이를 벌리고 고개를 쳐들어 두껍고 말랑한 혀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침을 줄줄 흘리는 위로 그 자신의 씨가 층층이 덮혀 눈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재규어는 하얀 정액이 하얀 짐승을 가득 덮어나가는 광경을 보면서 끝없이 밀려드는 막대한 쾌감에 육체의 제어권을 넘겼다. 재규어는 극한으로 팽대한 거대한 기둥을 늑대의 직장 깊숙이 박아넣고 골반을 접합부에 힘을 주어 밀어붙였다. 커다란 불알 주머니가 몸통 쪽으로 끌어올려지고 전립선이 가득 수축하기 시작했다. 늑대의 골반을 움켜잡고 있던 그의 커다란 손과 두꺼운 팔과 넓은 등과 하체가 경련으로 힘이 절제 없이 들어가 굵은 핏줄을 선명하게 보이며 거대한 근육을 잔뜩 부풀렸다. 재규어는 미칠 것 같은 쾌락의 절정 속에서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쳐들고 비합리적으로 막대한 양의 정액을 늑대의 내장에 쏟아넣기 시작했다.

격동에 휩싸인 정적 속에서 두 육체는 하나같이 격렬한 절정에 온몸을 떨며 다량의 체액을 밖으로 뿜어냈다. 늑대의 머리와 목과 가슴을 덮은 햐얗게 물든 털은 정액의 격류 속에서 부유하며 정액의 바다를 만들어냈다. 늑대의 뱃속은 윗구멍에서 가득 밀려왔던 정액으로 가득찬 가운데, 밑구멍에서 추가로 어마어마하게 밀려드는 정액의 쓰나미에 점점 부풀어 올랐다. 고장난 늑대의 뇌는 정액의 수압으로 인한 고통도 쾌락으로 인식했다. 검은 짐승은 자신의 씨로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늑대의 배을 인식하고 극도의 쾌감 속에서 정액의 생산량을 더욱 늘려갔다. 두 짐승은 통제되지 않는 쾌락 속에서 시간 감각을 잊고 익사할 듯 허우적거렸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두 짐승의 사정도 점차 잦아들었다. 검은 짐승은 긴장이 풀리자 힘없이 하얀 짐승의 몸통에 마련된 하얀 수영장으로 추락했다. 재규어가 발기가 풀려가는 성기를 늑대의 구멍에서 빼내자 뱃속에 가득 갇혀 있던 유체가 느슨하게 풀린 구멍 밖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늑대 역시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재규어의 옆선을 따라 다리를 미끄러뜨렸다. 늑대의 허벅지는 검은 짐승의 축 처진 성기와 그의 벌렁거리는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으로 다시금 젖어갔다. 늑대의 위로 켜켜이 쌓인 정액의 층은 그를 새하얀 털의 늑대로 탈바꿈시켰다. 재규어는 절정의 여운으로 사고가 되지 않는 머릿속으로도 이를 뿌듯하게 여겼다.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간신히 들어 물기로 축축해 부드럽게 쓸리는 늑대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모든 욕구의 충족을 느꼈다. 둘은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두 짐승 가운데 먼저 의식을 회복한 것은 뜻밖에도 늑대였다. 그는 검은 짐승의 무게에서 낑낑대며 벗어나 힘겹게 기립했다. 그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자유였다. 그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며 그를 구속했던 장치들을 매만지다가, 엎드려 기절해 있는 재규어의 사지에 부드러운 손길로 이들을 채웠다. 작업을 끝낸 늑대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검은 짐승의 뜨거운 몸 위로 그의 몸을 겹쳐 엎드렸다. 그는 재규어의 목덜미와 귓바퀴를 깨물고 우물거리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4

"미카엘 씨? 혹시 제가 도와드릴 게 있습니까?"

재규어는 팔짱을 끼고 벽에 등을 기대며 의뭉스럽게 물었다. 늑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그는 이제 쾌락을 원했으나, 그 자신은 무력하여 재규어의 호의만을 구할 수 있었다. 늑대의 성기는 피가 잔뜩 몰려 아파올 지경이었고, 그 끝은 자극에 목말라 근질거려 그 주인을 안달나게 했다. 늑대는 이를 물고 원망 섞인 눈물을 흘리며, 달아오른 온몸을 비비적대며 이리저리 뒤틀었다. 정액과 쾌락에 푹 절어 어쩔 줄 모르는 늑대의 모습은 재규어의 손끝도 근질거리게 만들었다. 그의 커다란 성기가 다시 부풀어오르며 상승해, 두툼한 가슴 앞에 모인 강인한 두 팔을 주기적으로 두드렸다. 그 모습을 주의깊게 관람한 늑대는 그것이 전해준 쾌감을 기억하며, 혀로 코끝과 입천장을 짧게 두어번 핥으며 입맛을 다셨다. 재규어의 정액으로 가득차 더부룩한 배는 지금의 늑대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늑대의 부푼 성기는 기대감 속에 맥박 치며 스스로를 듬뿍 적셔갔다.

"미카엘 씨?"

그러나 재규어는 움직이지 않고, 다만 늑대를 재촉할 뿐이었다. 늑대의 기대감은 축 젖은 온몸이 말라가며 식어가는 것과 꼭 같이 바스라져 갔다. 늑대의 가슴은 점점 슬픔으로 젖어갔다. 방울져 흐르는 눈물이 하얀 정액과 섞여 처량한 털끝에서 차례차례 추락했다. 재규어는 잔뜩 실망한 표정의 늑대를 아름다이 여기면서도, 이제 행동을 재개할 때라는 것을 인지했다. 그는 팔짱을 풀고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의 옆구리 옆에 비스듬히 앉았다. 재규어는 눈물을 흘리는 그의 양눈을 세심하게 닦고 눈물과 정액으로 축축한 볼과 귓등과 연약해 보이는 목을 거듭 매만지며 쓰다듬었다. 그는 늑대와 얼굴을 가까이 하고 늑대의 촉촉한 금색 눈동자를 직시하며 다시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늑대가 정액에 젖은 재규어의 커다란 손에 뜨거운 눈시울과 콧잔등을 밀어넣고 두어 번 부비며 냄새를 맡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단단히 눈을 마주쳐오는 재규어의 거친 눈동자를 직시하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나를 기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당신이 기쁠까요."

재규어가 잔잔한 미소를 단단하게 보였다. 늑대는 그에 다소 안심한 듯 보였다.

"저와 몸을 섞어 주십시오. 제가 흩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포옹해주십시오."
"기꺼이."

재규어는 다시 이를 보이며 당당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오히려 그가 바라는 일이었고, 어느 국경 도시, 뒷골목의 그림자에서 그의 부하와 교전하는 그를 마음속에 들여놓은 뒤부터 지금까지 그가 집행한 모든 일의 목표이자 존재 이유였다. 그와 늑대는 천천히 혀를 섞으며 정액 섞인 서로의 타액을 시음했다. 재규어는 한 손으로 맥박 뛰는 늑대의 뒷목을 감싸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로 늑대의 양손을 석방시켰다. 늑대는 낯설게 자유로워진 두 손을 두어 번 털어보다가 재규어의 뒤통수와 뒷목과 등허리를 매만지며 그의 더운 몸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재규어도 그에 응하며 늑대를 다시 그에게 속박시켰다. 어느새 그의 몸은 늑대의 몸 위로 올라타 충분한 성적 자극으로 늑대의 목마름을 채워 주었다.

재규어의 입과 혀는 천천히 늑대의 주둔지에서 퇴각했다. 늑대는 아쉬움에 몇번이고 추격하며 멀어져가는 그의 혀와 이빨과 코끝을 핥아댔으나 그는 이내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재규어는 그를 따라 몸을 일으키려는 늑대의 배와 양 가슴을 쓰다듬어 그를 달래고 그의 나머지 결박까지 모두 해제했다. 늑대는 어쩐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재규어는 곧바로 늑대의 양 발목을 잡고 그의 몸통으로 밀어붙였다. 재규어는 튼실한 허벅지 사이로 어리둥절해하는 늑대의 얼굴을 감상하다가, 털이 풍성한 늑대 꼬리가 가리고 있던 늑대의 구멍을 찾아내 혀로 그 위를 가볍게 핥았다. 늑대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재규어는 늑대의 귀여운 반응에 나직이 웃음 소리를 흘리다가 하느작거리며 열었다 닫았다 하는 늑대의 구멍 속으로 그의 두툼한 혀를 꿈틀거리며 집어넣었다. 늑대는 몹시 당황하여 열중한 재규어의 머리를 양손으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재규어는 그를 한손으로 잡아쥐어 다시 자유를 빼앗았다. 늑대는 부끄러움과 묘한 충족감 속에서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단단히 충혈된 채 걷는 속도로 진동하는 늑대의 자지는 그 흔들림에 맞춰 맑은 시럽을 내보내며 늑대의 주둥이 위를 아낌없이 장식했다. 늑대는 코끝에 닿는 액체가 간지러웠는지 몇 차례 핥다가, 그것의 근원을 뿌리뽑겠다는 마음으로 고개를 쭉 빼내어 그의 요도구를 경쾌하게 핥다가 입에 물고 더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다. 재규어는 늑대의 귀여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발목을 잡고 있던 다른 손을 내려 늑대의 쫑긋거리는 귀와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늑대는 더 편한 구강 자위를 위해 스스로 그의 발목을 잡아들었다. 재규어는 자연스럽게 늑대의 손을 풀어주고 양손으로 늑대의 신장된 엉덩이살을 감싸쥐고 만지작대다가, 늑대의 구멍이 어느 정도 풀리자 입을 떼고 두꺼운 손가락을 두어 개 집어넣어 유린했다. 늑대는 묘한 성감에 골반을 뒤틀며 괄약근을 뻐끔거렸다. 늑대의 쫀득한 구멍 아래로 탐스러운 꼬리가 좌우로 살랑거렸다. 재규어는 두툼하고 푹신한 꼬리를 나머지 손으로 잡아채어 그의 성기를 자위하는 데 오용했다. 재규어는 늑대의 신음 소리를 언뜻 들은 것도 같았다.

늑대의 쫄깃한 구멍을 드나드는 손가락의 개수가 세 개, 다시 네 개로 늘었다. 재규어는 수분이 부족해질 때마다 잔뜩 흥분하여 끈끈한 액을 줄줄 흘려대는 그의 자지를 벌렁거리는 구멍에 대고 끈적하게 비벼대어 액체를 충당했다. 충분히 이완되어 공기가 드나드는 흡착음이 늑대를 더욱 수치스럽게 할 때가 되자, 눈을 꼭 감고 자신의 자지를 입에 문 채 가만히 숨쉬고 있는 늑대의 코끝에 가볍게 키스하고 자극에 달아오른 그의 몽둥이를 신중하게 입구에 진입시켰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3

점심 무렵 눈을 뜬 재규어는 잠든 채 늑대의 귀를 깨물고 잘근거리며 발기한 성기를 늑대의 선명한 복근에 갈아대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그로서는 몹시 만족스러운 기상이었다. 그의 길고 두터운 혀는 늑대의 세모꼴 귀의 구석구석 탐사 작업을 이어가다, 무방비하게 감고 있는 눈꺼풀과, 주둥이가 시작되는 콧잔등과, 촉촉한 검은 코끝을 경유해, 잠결에 살짝 벌리고 있어 날카로운 이빨 사이 붉은 혀가 언뜻 보이는 입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본격적인 수사 작업을 진행했다. 그의 커다란 양손은 늑대의 결박된 두툼한 양팔 아래로 노출된 겨드랑이를 쓰다듬다가 잘 발달한 가슴 위로 도드라지는 유두를 비틀어 돌리고 뾰족한 손톱을 세워 긁는 등 갖은 방법으로 고문했다. 늑대는 민감한 부위에서 전달된 강한 통증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기상을 맞이했다. 늑대의 눈은 공포에 질려 크게 떴으나, 쫀득한 늑대의 입안을 맛보는데 정신이 팔린 재규어의 집요한 금색 눈만을 볼 수 있었다. 늑대는 그를 열심히 잡아먹고 있는 재규어를 밀어내어 보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단단히 속박된 사지는 무력하게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두 짐승이 몸을 맞댄 경계면에선 일전의 정사로 흥건하게 질척거리는 정액이 움직임에 맞춰 찌걱거리는 흡착음을 만들어 냈다.

재규어는 늑대의 혀를 잡아먹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충동적으로 앞으로 당겨 앉아, 한껏 주무르고 있던 탐스러운 가슴을 가운데로 모아 만든 깊은 가슴골 사이에 대고 끈적이는 액체를 끊임없이 흘려대는 대형의 무기를 진득하게 밀어넣었다 빼내기를 되풀이했다. 정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는 복실한 하얀 가슴털이 재규어의 성기 전체를 간질이며 참을 수 없는 쾌감을 만들어냈다. 재규어는 깊은 만족감에 목을 울리며 늑대의 입안으로 낮은 신음을 흘려 넣었다.

재규어는 숙인 허리를 펴고, 끈적한 타액이 늘어지는 혀를 내밀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늑대의 흥분한 얼굴을 끈질기게 내려다보면서 허릿짓의 속력을 점차 높였다. 빨라진 움직임에 늑대가 눈을 질끈 감는 것을 매우 사랑스럽게 여긴 재규어는 고개를 내려 반듯한 콧등을 길게 핥고는 다시 고개를 바로하다가, 움찔대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늑대의 결박된 큰 손을 발견했다. 재규어는 가슴을 움켜잡던 한 손을 회수해, 주먹쥐려던 늑대의 한 손을 잡아채고 곧바로 그 두툼한 손바닥에 주둥이를 묻어, 단단한 육구를 핥고 잘근거리고, 움찔거리는 손가락과 그 사이틈을 입에 넣고 혀를 휘감아 가며 우물거렸다. 그에 집중하느라 성기에서 전해지는 자극이 줄자 불만을 가진 그는 늑대의 혓바닥을 엄지로 누르고 엄지와 이어진 손등으로 입천장을 받친 뒤 큰 손으로 주둥이와 옆얼굴을 단단히 붙잡아, 벌려진 늑대의 입구멍으로 늑대의 흰 털과 여러 액체로 범벅된 기세 등등한 그의 성기를 집어넣고 쫀득하게 감겨오는 속살 사이로 천천히 왕복 운동을 시작했다. 의외로 늑대는 순순히 입을 크게 벌려 커다란 기둥을 받아들이고 살랑살랑 혀로 간질여댔다. 고분고분한 태도의 늑대가 몹시 흡족한 재규어는 뜨거운 기둥 아래로 팔랑거리는 혓바닥 곳곳을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주다가, 정수리로 손을 옮겨 눈 바로 위부터 탄력적인 귀와 갈기로 북슬한 뒤통수까지 꼼꼼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늑대는 그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입안 가득 꽉꽉 들어찬 기둥을 열심히 자극해 그에게 보답했다. 손을 바꿔쥐고 다른쪽 손을 집어삼키고 있던 재규어는 자발적인 늑대의 봉사에 몹시 흥분해 양손으로 늑대의 머리통을 무자비하게 움켜잡아 그의 고간에 처박는 만행을 저질렀다. 목젖 뒤까지 꿰뚫린 헛구역질을 하려 했으나, 숨돌릴 틈도 없이 재규어의 총공격이 시작되는 바람에 늑대의 자율신경계는 벌겋게 물든 눈가로 끊임없이 눈물만 흘려보내기만 할 뿐이었다.

재규어는 쉴새없이 늑대의 머리를 잡아당겨 포구를 목구멍 깊이 밀어넣었다 빼내었다. 늑대는 그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있으면서도 그는 눈물로 흐려진 늑대의 눈에서 복종을 읽었다. 그는 그의 가학심과 정복욕이 진하게 충족됨을 느꼈다. 그는 늑대의 주둥이를 그의 뿌리로 있는 힘껏 박아넣고 사정의 포문을 열었다. 늑대는 질식의 기로에서 필사적으로 수량이 늘어만 가는 홍수의 물길을 뱃속으로 틀었다. 늑대의 뱃속은 금세 가득차고도 감당이 되지 않아 자꾸 부풀었다. 재규어는 늑대의 오롯한 정복에 극도로 흥분하여 사정량을 더욱 늘려갔다. 늑대의 소화계는 급속히 정액으로 채워져 갔다.

이윽고 끝이 없어 보이던 그의 정액이 바닥났다. 복근이 선명한 늑대의 복부는 육안으로 식별가능할 만큼 부풀어 있었다. 약하게 정액 줄기를 뿜어내는 재규어의 무기가 너무 오래 벌리고 있어 저릿한 늑대의 주둥이에서 빠져나오자 이미 충분히 정액으로 적셔진 늑대의 학대당한 얼굴 위로 하얀 시럽이 얹어졌다. 재규어는 천천히 발기가 풀리는 성기를 늑대의 얼굴 위에 올렸다. 늑대는 성기에 눌린 한 눈을 감은 채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나머지 눈으로 고분고분하게 재규어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재규어는 황홀한 절경을 하염없이 감상하다가 발기가 완전히 풀리자 몸을 일으키고 침대 밖으로 나와 늑대의 전신을 훑어 보았다. 그의 온몸의 털은 아침의 정액으로 하얗게 물들어 빳빳해져 가고 있었고, 절정을 맞지 못해 발기한 채 맑은 액을 힘차게 뿜어내는 늑대의 충혈된 성기는 복부를 축축히 적시고 있었으며, 그의 가슴골은 재규어가 꼼꼼히 적셔둔 바 있었다. 늑대는 잔뜩 흥분한 채 어찌할 바 모르고 재규어를 간절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재규어는 이를 보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2

흐릿한 아침 햇살이 다소 낡은 통나무집의 얼룩진 유리 창문으로 들어와 평온하게 잠든 늑대의 눈가를 잠깐 찌푸리게 했다. 옷을 모두 벗어 맨살의 회청색 털이 그대로 드러난 그의 잘 짜인 몸 곳곳의 흉터와 상처는 그의 고생을 짐작케 했다. 늑대는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체격이 크고, 맨몸을 드러낸 검은 빛의 재규어가 그의 옆에 나란히 누워 늑대의 맨몸 곳곳을 살펴보며 쓰다듬고 있었다. 그는 손의 감촉만으로는 모자라다는 듯, 이따금 머리나 목덜미, 더러는 가슴까지 촉촉한 혀로 길게 핥으며 털을 골라주고 있었다.

그가 마침내 늑대의 허벅지와 맞닿은 그의 발기한 성기를 살짝씩 비벼대며 늑대의 탱글탱글한 고환을 만져대기 시작했을 때, 늑대의 눈꺼풀이 낯선 자극에 파르르 떨리더니 차츰 맑은 금색 눈동자를 드러내었다. 그러나 늑대는 잠이 덜 깬 듯 가만히 허공을 주시할 뿐이었고, 재규어는 음험한 손장난과 허릿짓을 계속 이어나갔다. 재규어는 늑대의 그런 무방비한 모습이 못내 사랑스러워 자그마한 웃음을 터트렸다. 늑대는 그제야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전신의 근육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그의 몸은 구속된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늑대는 이에 더할 나위 없이 당황했다.

"잘 잤어요? 몸은 좀 어때요?"

"네, 네?! 그보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늑대는 여전히 상황 파악이 채 되지 않은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 보았다. 그와 재규어는 속옷 한 장 없이 밀착해 있었고, 특히 재규어의 거대하고 흉측한 성기는 그것의 운동 궤적을 따라 투명하고 끈끈한 액체를 빈틈없이 도포하고 있었다. 고환의 자극으로 조금 부풀어 칼집 밖으로 머리를 드러내고 있던 늑대의 성기는 시각적 자극으로 빠르게 팽대해 재규어의 대물과 맞먹는 위용을 뽐내었다. 그 모습을 고스란히 재규어에게 관찰당한 늑대는 귀끝까지 붉히고 유례 없이 단단해진 성기를 숨기려 몸부림을 치지만 칼끝에 맺힌 이슬만 늑대의 복부 여기저기에 흩뿌려질 뿐, 그의 목적은 이루지 못했다. 늑대는 그제야 발목에 감긴, 부드럽지만 질긴 가죽으로 된 구속구를 인지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양 손목도 마찬가지임을 확인했다. 그것들은 굵은 쇠사슬로 천장에 연결되어 그의 손발을 허공으로 띄워 놓고 있었다. 늑대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재규어의 흥분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재규어의 허릿짓이 더 격렬해졌다. 재규어는 더 참지 못하겠다는 듯 거친 움직임으로 늑대의 배 위로 올라타 성기를 맞대고 비벼대기 시작했다.

"저, 저기! 일단 얘기를...읍!"

늑대는 대화를 시도했으나, 재규어는 그의 두툼한 혀로 늑대의 열린 입을 봉쇄했다. 그가 유일하게 자유로운 머리를 최대한 움직이며 저항하려 했으나, 이미 그의 목덜미는 재규어의 손아귀에 단단히 잡혀 있었다. 재규어의 다른 손은 이어지는 자극에 쫑긋거리는 늑대의 두 귀를 쓰다듬다가, 턱선을 타고 내려가 빗장뼈, 겨드랑이를 스치고 지나 잘 발달한 두툼한 대흉근과 유난히 돌출된 젖꼭지를 마구 주무르고 뒤틀기를 계속했다. 그의 유려한 상체는 늑대의 뜨겁고 보드라운 살결 위로 물결치듯 움직이며 그의 군대의 습격 범위를 넓혀갔다. 맑은 액체를 쉬지 않고 뱉어내는 두 짐승의 무기는 서로의 탄탄한 복부 전체를 축축하게 적시며 쾌감 섞인 마찰을 원활케 했다.

재규어는 늑대의 가슴에 무게를 싣고 양손을 빼내어 끈적끈적해진 두 커다란 기둥을 빠듯하게 모두어 잡고는 추삽 운동을 속행했다. 맞물려 있던 두 주둥이는 이제 서로의 귀에 격한 숨소리를 전하다가 다시 맞물리기를 거듭했다. 늑대의 손발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진 쾌감에 잔뜩 수축했다 펴기를 반복했다. 다물지 않아 끈적한 타액이 밖으로 흘러내리는 늑대의 주둥이에서는 늑대 특유의 목젖 긁는 소리나 울부짖는 듯한 신음만이 흘러나올 뿐이었고, 살짝 들린 다리와 엉덩이 아래로 갈 곳 잃은 꼬리는 세차게 휘둘러지고 있었다. 재규어의 상황 또한 다르지 않아, 늑대의 눈과 귀와 정수리 사이를 불규칙하게 핥아대며 타액을 축축하게 적시는 그의 주둥이는 다물어질 줄 몰랐고, 그의 두껍고 우아한 꼬리는 그의 허리 움직임에 맞춰 허공에 관능적인 춤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의 양손은 점점 움직임에 변화를 두더니 직선 운동에 맞춰 감아쥐듯 회전 운동을 더해 자극을 강화했다.

전부터 점차 빨라지던 주기는 이제 잔상이 보일 정도로 격렬해졌다. 그에 따라 재규어의 거창에서 쏟아지는 선액은 늑대의 폭신한 가슴에까지 마수를 뻗쳤다. 늑대의 근육이 긴장하는 빈도 역시 상당히 잦아졌다. 재규어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쾌감에 빠져 있다가 충혈된 눈으로 늑대의, 마찬가지로 쾌감이 잔뜩 젖어 괴로워하며 들썩이는 짜릿한 광경을 내려다 보았다. 곧바로 늑대의 전신이 잔뜩 긴장해 경련을 시작했고, 늑대의 매듭이 그의 커다란 주먹만큼 부풀었다. 늑대의 음낭이 몸통 쪽으로 바짝 수축했고, 1초 뒤 극도로 팽대해 부들거리는 늑대의 흉물 끝에서 3초간 그의 진하고 하얀 정액이 세차게 뿜어지며 붉은 기 도는 회청색의 늑대의 가슴과 목덜미와 벌어진 주둥이와 질끈 감은 눈과 쫑긋한 귀까지 골고루 더렵혔다. 1회 발사가 끝난 그의 사정 체계는 다시 음낭을 끌어들이며 재장전했고, 늑대의 포문은 또다시 기나긴 정액의 아치를 쏘아올려 그것의 주인을 무차별적으로 더럽혔다. 그의 포격 대대는 조금도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장전을 반복하며 늑대의 상반신을 모조리 늑대씨로 점령했다.

재규어는 반군의 기적같은 업적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집중해서 지켜보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의 차례가 왔음을 깨달았다. 그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정액으로 흥건한 늑대의 주둥이를 거칠게 잡아채고 손목만큼 굵은 괴물을 안에 쑤셔넣었다. 채 삼키지 못한 타액과 정액으로 축축한 늑대의 구강은 규격을 벗어나는 기둥을 빠듯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늑대의 속살에 황홀해 했다. 까마득한 절정의 여파와 입술부터 목 깊숙이까지 가득 점령한 단단한 살덩이의 고통 사이에서 눈이 풀린 늑대의 모습까지 그에게는 쾌락이었다. 늑대의 깊숙한 목구멍을 수차례 공략하던 그는 이윽고 그의 총구를 늑대의 푹신한 혓바닥에 마구 비벼대며 정액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늑대가 켁켁 대며 뱉어내고 또 반사적으로 삼키는 데도 불구하고 공급이 이를 크게 웃돌자 정액은 늑대의 구강을 가득채우고도 주둥이 좌우로 세차게 흘러내렸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재규어는 사정을 계속하는 그의 무기를 늑대의 입에서 꺼내고 일어나, 침대 주변을 돌아다니며 늑대의 정액이 닿지 않은 곳마다 포화를 퍼부어댔다. 늑대의 회청색 털이 그의 씨로 뒤덮혀갈 때마다 재규어는 더욱 흥분하여 세차게 사정했다.

그의 몸을 모조리 색칠하고도 사정이 멈추지 않아 늑대의 양발바닥 먹음직스러운 육구와 발가락 사이사이마다 쑤셔댈 때쯤, 정액 줄기가 유의미하게 멎어 땅으로 흘러내리는 때가 되었고, 재규어는 가쁜 숨과 절정으로 어지러운 머리를 가누며 늑대의 하얀 몸 위로 쓰러지듯 올라 누웠다. 물체와 수면의 갑작스런 접촉은 찰박, 하는 맑은 접촉음을 발생시켰다.

늑대는 이미 나른한 오전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운 낮잠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재규어는 온몸의 근육에서 탈력감을 느끼면서, 눈을 느긋하게 깜박이며 늑대의 무방비한 모습을 감상하다가, 그를 따라 수마에 몸을 맡겼다.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1

잘 관리되어 울창한 숲 어딘가의 산림 관리 초소. 레인저 제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재규어 한 명이 구름이 껴 흐린 하늘을 확인하며 수화기 너머의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다.

문득 총성이 재규어의 귀에 스쳐갔다. 저 멀리서 날짐승 한 무리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였다. 수렵 허가가 있는 날이면 으레 있는 일이기에, 그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바람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총성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그는 받았다. 그는 창밖을 다시금 슬쩍 확인하더니, 다시 전화에 집중한다.

용건을 마친 재규어는 신호가 흐릿해 지직거리는 몇 개 없는 지상파 방송 채널을 돌려 보다가, 마음에 차는 것이 없는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 전원을 껐다. 그 때, 총성이 가까운 곳에서 크게 울렸다. 재규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조금 더 좁혔다.

그는 상부에서 지급받은 해묵은 방탄복으로 갈아입고 어두운 철모까지 뒤집어 쓴 채, 엽총 한 자루에 공포탄 한 발과 실탄을 장전하고 신중하게 바깥으로 나와 엄폐물에 몸을 숨겼다. 바람 소리가 거센 탓에 주위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다. 총성은 점점 빈번해졌고, 여기저기서 울렸으나 대체로 점점 가까워졌다. 언뜻 발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재규어는 마른 침을 삼키며 총을 고쳐 잡았다. 나뭇잎과 수풀이 무성해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태만을 후회했다.

적막 속에서 재규어의 두툼한 귀가 움찔거렸다. 2시 방향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끊어질 듯 희미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에 따라 총소리 또한 점차 가까워지고 또 잦아졌다. 그는 이제 귀가 먹먹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상이 다소 갑작스럽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은 흙먼지로 더러워진 어두운 활동복을 입은 늑대였으며, 부상을 입은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곧장 초소를 향해 오고 있었다. 대상이 20 m까지 다가오자 재규어는 당황하여 공포탄을 쏘았다. 몹시 놀라 귀와 꼬리가 바짝 선 늑대는 다급히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여기는 산림 및 야생동물 관리부 접경지역 관리과 소속 2-14번 초소입니다! 소속과 신분을 밝히십시오!"

늑대는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권총을 허리에 차고 그림자 밖으로 나와 양손을 펴 보인 채 뛰어오며 말했다.

"리세마라 주 경찰의 마약 감찰과 소속 미카엘 순경입니다! 범죄 조직 Occu-Fur에 추격받고 있으니 보호 바랍니다!"

재규어는 그 말의 진위를 가늠하다가, 적어도 공격 의사는 없다고 보고 조준은 거두었으나 긴장을 놓지는 않았다. 이제 총성이 울릴 때마다 나무 부스러기나 흙먼지가 튀어오르는 것까지 보일 지경이 되었다. 늑대가 그가 있는 벽 안으로 들어오자 재규어는 그 안에서 그의 몸을 수색해 모든 무기를 압류했다. 늑대는 그에 순순히 응했다. 재규어는 그의 몸을 더듬던 중 축축하게 젖은 곳을 발견했다. 늑대는 읏, 하고 신음을 흘렸다. 손을 들어보니 붉은 액체가 그의 털을 잔뜩 더럽히고 있었다. 재규어는 한숨을 쉬고 수색을 마저 빠르게 끝내고, 통로를 따라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경찰이 안전히 몸을 피한 것을 적들이 확인했는지 어느새 총성은 멎어 있었다. 재규어는 늑대에게 환부를 보일 것을 지시하고 구급 상자를 가지고 왔다. 늑대는 상하의를 모두 탈의하고 속옷만을 입고 있었다. 재규어는 빠르게 응급처치를 하면서도 늑대의 단단한 몸을 곁눈으로 훔쳐보았다. 그러다 늑대와 눈을 마주치자, 늑대는 잔뜩 붉어진 얼굴을 하곤 화들짝 놀라서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재규어는 그제야 자신의 왼무릎이 딱딱히 선 늑대의 고간을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재규어는 응급처치가 모두 끝나고도 무릎을 떼지 않았다. 둘은 긴박한 상황으로 흥분한 상태 그대로, 서로의 눈을 지긋이 마주보았다.

정적을 깨고 전화가 울렸다. 늑대는 화들짝 놀라 얼굴과 귀는 물론 목까지 붉히곤 시선을 돌렸고, 재규어는 아쉽다는 듯 늑대의 그런 모습을 더 지켜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저쪽에 제 침대가 있으니 누우십시오. 피곤하실 테니 푹 쉬고 계십시오."
"아, 예. 여러 모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늑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어 말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사례는 꼭 하겠습니다."
"별 말씀을. 그럼"

재규어는 웃으며 대답하고, 전화가 있는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

한참 전화를 이어가던 재규어는, 잠시 통화를 멈추고 주변의 소리를 듣다가, 늑대가 고른 숨을 내쉬는 것을 확인하고 이어 말했다.

"수고했다. 보고는 나중에 안가로 가면 받도록 하지. 포상이 있을 테니 기대하도록."

전화를 종료한 재규어는 곤히 잠든 늑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주변의 장치들을 매만졌다.

철컹-. 철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