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6일 금요일

[요청] 놀이공원

[트위터 @Furry_Kurama의 요청]

12월 초의 매서운 칼바람이 뾰족한 귀를 스쳤다. 외투를 꽁꽁 싸매도 으슬으슬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놀이공원이면 으레 있는 기념품점을 두른 유리 벽을 흘깃 보자, 노을빛을 닮은 구미호 하나가 보인다. 스스로가 보아도 귀여운 인상의 얼굴이지만, 어쩐지 마음에 차지 않는 구석은 늘 있다. 그 밑으로는 하얀 롱패딩이 작다면 작은 키의 몸을 거의 덮어, 나름 예쁘게 갖춘 옷차림이 가려진 게 조금 아쉽다. 라마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집어넣었다. 약속한 시각이 거의 다 되었다. 그이를 생각만 했을 뿐인데 어쩐지 귀 끝이 홧홧해졌다. 급히 열을 식히며 뒤를 돌아보자 마침 기다리던 이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라마야! 일찍 왔네. 많이 기다렸지?"

능글맞은 듯 사나운 듯한 웃음을 만면에 띄우고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회색 털의 늑대다. 그는 부쩍 가까이 다다른 후에도 멈추지 않고 장난처럼 너른 품에 껴안고 머리를 살짝 헝클고는 가볍게 떨어졌다. 여우는 온 얼굴이 화끈거려 앞을 보지 못했다. 그가 몰고 온 상쾌한 향이 코끝에서 떠나지 않는다. 라마는 힐끔 위를 쳐다봤다. 자신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눈빛에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하게 되었다.

"카오 형……! 아냐, 나도 방금 도착했어!"

자연스럽게 라마의 어깨를 살짝 안듯이 이끄는 카오의 손길에 라마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 채 따라갈 뿐이었다. 두꺼운 외투 너머에 있을 탄탄한 몸을 생각하자니 이보다 화끈거릴 수가 없다.

*

카오는 지난달, 어플로 처음 만났다. 계정을 갓 만들고 소개 글도 비워둔 채로, 어디서 왔는지 모를 용기로 대뜸 연락을 건넸는데도 그가 흔쾌히 받아준 것이 계기였다. 그와 몇 번 대화를 나누다 직접 만나기로 한 날, 카페에서 먼저 자리 잡은 그가 잘생긴 얼굴로 생긋 웃으며 반겨줬을 때부터, 괜찮은 라멘집에서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고 모텔에 다다를 때까지, 라마는 카오의 얼굴에 정신이 팔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 라마가 푹신한 침대에 멍하니 걸터앉아, 한 겹 한 겹 옷을 벗는 카오의 근육질 몸을 구경할 때였다.

"같이 씻을래?"

그제야 라마가 화들짝 놀라며 그를 올려다봤을 때 카오는 이미 딱 붙던 드로즈까지 전부 벗은 채였다. 라마가 허둥지둥 옷을 벗기 시작하자 카오는 먼저 씻고 있을 테니 천천히 들어오라며 욕실로 들어갔다. 라마는 긴장이 풀리자마자 양 볼에 손을 포갰다. 따끈따끈했다. 라마는 부끄러움 속에서 옷을 마저 벗고 욕실로 따라 들어갔다.

"처음이라고 했지?"

욕실에 들어서자 카오는 늘씬한 몸에 거품을 칠하고 있었다. 라마는 따뜻한 물줄기에 바깥의 추위를 흘려보내다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네……!"
"너무 긴장하지 마. 처음이니까 부드럽게 해줄게. 마저 씻고 나와."

카오는 거품을 마저 헹구고는 타월을 들고 나가며 라마의 젖은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라마는 귀를 잔뜩 붉히곤 고개를 끄덕였다.


꼼꼼히 씻고 욕실을 나서자 카오는 침대에 누워 무심한 얼굴로 폰을 보다가 눈웃음을 지으며 제 옆자리를 장난스레 두드렸다. 라마가 조심스레 그의 곁에 자리를 잡고 눕자, 늑대가 번개처럼 덮치고 올라탔다. 놀란 라마는 눈앞을 가득 채운 카오의 자신감 넘치는 웃음에 귀를 붉히고 시선을 피했다. 늑대는 나지막이 웃음을 흩뜨리고 홧홧한 귀며 목덜미며 쇄골을 느긋하게 핥고 가볍게 잘근거렸다. 라마는 저도 모르게 빠져나오려는 신음을 애써 억눌렀다.

"흣……!"
"긴장 풀어."
"네……. 읏!"

늑대는 여우의 부드러운 털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슬쩍슬쩍 성감대를 하나씩 스치듯 건드렸다. 라마는 혼자 즐길 때와는 다른 성감에 파르르 떨면서 몸을 조금씩 뒤틀었다. 여우의 주둥이는 살짝 벌어진 채 달뜬 숨을 내쉬었다. 늑대는 사냥감을 노리듯 집요하게 여우와 시선을 맞추다 여우의 주둥이 속으로 혀를 섞었다. 그는 당황해 굳어버린 여우의 혓바닥을 봄바람처럼 어르고 달래며 천천히 이끌어냈다. 늑대의 손바닥 너머로 느껴지는 여우의 몸이 더웠다.

늑대는 느긋하게 손을 뻗어 라마의 무방비한 손을 거머쥐고 밑으로 가져왔다. 라마는 손에 닿은 카오의 큼직한 기둥에서 전해지는 열기를 느꼈다. 카오는 그의 손을 놓고 마찬가지로 라마의 빳빳한 성기를 그러쥐고 매만졌다. 여우의 선단에 맺힌 이슬이 늑대의 손끝을 적셨다. 늑대는 주둥이를 여우의 귓속으로 가져갔다.

"만져줘."

늑대의 숨결이 여우의 솜털을 한껏 간질였다. 라마는 숨을 들이삼켰다. 늑대가 혀를 내어 귓가를 적셨다. 여우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어서."

늑대의 질척한 재촉에 라마는 침을 크게 삼키고 한 뼘은 되는 듯한 길이를 따라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늑대는 만족한 듯한 신음을 흘리면서 제 입으로 다시 라마의 입을 덮었다. 라마도 화답하며 혀를 마주 섞었다. 두 명의 신음이 혀끝에 갇혀 맴돌았다.

"이제 풀어줄게."

늑대가 먼저 입을 떼고 상체를 일으키고는 제가 어지럽힌 여우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봤다. 라마는 입맞추던 그대로 혀를 조금 내민 채 헐떡였다. 카오는 라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탁상에 놓아둔 젤을 가져와 손끝에 얹었다. 천천히 내려앉는 점액이 선정적이다.

"다리 들어봐."

라마는 카오의 주문에 따랐다. 다만 부끄러워 그를 마주보지는 못했다. 늑대의 큼직한 손가락이 여우의 비문에 와닿는 것이 느껴졌다. 차가운 젤이 털을 적셨다.

"넣을게."

라마가 부끄러움에 목덜미를 잔뜩 붉힌 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오랜만에 찾은 놀이공원은 몇 년 전 기억 속의 모습과 똑같았다. 다만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팔고 있는 군것질의 종류, 그리고 키가 훌쩍 크고 잘생긴 늑대가 저를 어깨동무하고 여기저기 이끌고 다닌다는 점이 달랐다. 라마와 카오는 롤러코스터에서 사이좋게 환호성을 지르고는 내려와 누가 더 비명을 더 크게 질렀는지를 두고 웃음꽃을 피웠다.

"카오 형, 이제 뭐 탈까?"
"그러게? 음, 귀신의 숲 어때?"
"어……. 귀신의 숲?"
"아냐, 아냐. 싫으면 다른 거 하자."

라마가 떨떠름한 기색을 보이자 카오는 급히 손사래를 친다. 당황한 카오를 안절부절못하고 바라보던 라마는 큰 결심을 한 듯 비장하게 입을 열었다.

"가자! 형이랑 붙어 다니면 괜찮을지도 몰라……!"

카오는 흠칫하더니 홧홧해진 귀를 젖히고 고개를 홱 돌렸다. 라마는 갑자기 더워진 마냥 손부채질하는 카오를 보고서야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챘다. 덩달아 낯이 뜨거워진 라마도 시선을 피하고 손부채질에 동참했다. 그러면서도 여우는 부끄러워하는 늑대를 슬쩍슬쩍 훔쳐다 보았다.

'혹시……?'

라마의 시선이 카오의 움찔거리는 귀, 갈팡질팡하는 꼬리, 그리고 꼼지락꼼지락하는 손가락에 멎었다. 라마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카오의 손을 붙잡으려다 마침 카오가 돌아보자 급히 내렸다. 심장 박동이 그에게 들릴 것같이 컸다. 여전히 당황한 표정으로 카오가 입을 열었다.

"그럼……. 갈래?"
"그래……!"

카오는 아까처럼 라마의 등을 감싸고 길을 이끌려다가, 멈칫하더니, 아무 일 없었던 듯 라마의 등에 팔을 결연히 둘렀다. 라마는 평소보다 힘이 들어간 팔을 느끼며 홧홧한 열 속에 어쩔 줄 모른 채 그와 발걸음을 맞췄다.

낮게 뜬 겨울 햇볕이 따뜻했다.

*

둘은 직원의 환대를 뒤로하고 어둠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잠겨 들었다. 라마는 카오의 옷깃을 붙잡고 최대한 가까이 붙었다. 카오는 예고한 대로 제게 달라붙은 라마를 두근거림 속에서 힐끔 내려다보았다. 은은하게 달콤한 향이 옅게 맴돌았다. 그는 희미하게 닿은 보드라운 온기가 오래도록 제 곁에 머물기를 내심 바라면서 여우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에 맞춰 걸었다.

갑자기 검은 무언가가 앞을 스쳐 지나갔다. 라마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카오에게 안겨들었다. 카오는 제 품 속의 여우를 소중히 끌어안았다. 라마는 그의 품속에서 잔 떨림을 진정시키다가 퍼뜩 몸을 떼어냈다.

"괜찮아?"
"으…응! 미안해……! 너무 달라붙었지?"
"아냐, 뭘. 직원한테 내보내달라고 할까?"
"아냐, 아냐! 이제 처음인데 그럴 순 없지!"

라마는 걱정 가득한 카오를 되려 이끌고 앞으로 향했다. 카오는 바로 따라붙어 전처럼 그를 감쌌다. 따뜻했다.

음산하게 깜빡거리는 불빛, 덜커덕거리는 플라스틱 괴물, 그리고 갑자기 뿜어지는 연기가 나올 때마다 여우는 번번이 늑대를 찾았다. 카오는 제 옷자락을 붙잡은 채 벌벌 떨리는 그의 손을 보면서 걱정이 떠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제게 의지하는 그가 기꺼웠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

"왜, 왜 그래? 앞에 뭐 있어?"
"아, 아냐, 없어. 계속 갈까?"

카오는 가깝게 선 라마의 얼굴에 흠칫해 반 발짝 물러섰다가, 돌아왔다. 그는 착실히 앞으로 진행하면서도, 시선이 자꾸만 여우에게 붙잡히는 것을 어찌할 줄 몰랐다.

*

둘은 어쩐지 귀끝이 조금 홧홧해진 채 햇빛 아래로 나왔다. 늑대와 여우 합쳐서 꼬리 열 개가 겨울바람에도 포근하게 흔들렸다. 라마는 카오의 얼굴을 힐끔힐끔 보다가 늑대가 이쪽을 볼 때면 안 본 척 시치미를 뗐다. 그러다가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재밌었다. 형이랑 같이 있으니까 하나도 안 무서웠어!"
"…그랬어? 다행이다."

카오는 반신반의하며 라마의 얼굴을 살폈다. 라마가 귀여운 눈웃음으로 마주했다. 늑대는 심장이 쿵쾅대는 것 같아 금방 고개를 돌렸다. 그는 멋쩍은 듯 여우의 어깨를 감싼 손을 고쳐 잡았다. 카오는 괜히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그, 이제 어디 갈래? 가고 싶은 데 있어?"
"음……. 아."
"생각난 곳 있어?"

라마는 뭔가를 떠올리고도 쑥쓰러워 우물쭈물했다. 카오는 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여우의 반응을 잘 살피지 못했다. 여우는 조금 더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줄곧 가고 싶었던 곳을 털어놓았다.

"그럼……. 관람차 보러 갈래?"

*

찌걱. 찌걱.

늑대의 굵은 손가락이 서너 개씩 여우굴에 숨었다가 빼꼼 모습을 보였다가 했다. 여우는 음란한 흡착음이 부끄러워 손으로 얼굴을 가렸으나 늑대는 손목과 손바닥에 이어 손가락 하나하나를 혀끝으로 스치듯 핥아 간지럽혔다. 늑대는 나머지 손으로 발딱 선 요망한 유두를 꼬집고 굴리다가 이슬이 맺힌 첨탑을 맴돌듯 문지르며 괴롭혔다. 늑대의 숨결이 바짝 선 털 한 올 한 올을 건드릴 때마다 여우의 손끝이 움찔거렸다.

"생각보다 금방 풀어졌네. 이제 넣어도 되겠다."

늑대의 야릇한 숨이 여우의 귓속을 간질였다. 폭신한 아홉 꼬리가 움츠리듯 떨었다. 여우는 밀크초콜릿 같은 목소리에 제가 대신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벌써 온몸에 열기가 돌았다.

"콘돔은 쓰는 게 좋아, 그냥 하는 게 좋아?"
"흐, 그냥 하는 게, 좋아요……!"
"그래? 그냥 하는 게 좋아?"
"네……!"
"그럼 바로 넣는다?"

늑대는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짓다가, 곧바로 짓궂게 웃었다. 그는 우뚝 선 자지에 윤활제를 넉넉히 부으면서, 부끄러운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 여우의 볼을 살살 쓰다듬었다. 여우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그가 번들거리는 대물을 천천히 입구에 가져다 대는 모습을 지켜봤다. 뾰족한 끝이 뻐끔거리는 구멍에 닿았다. 늑대는 천천히 밀어 넣었다. 여우는 손가락과 달리 꽉 차는 부피감에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늑대는 여우의 야릇한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몸을 당겨 다시 입을 맞추며 양손으로 성감대 곳곳을 어루만졌다. 여우의 몸이 벌써 파르르 떨었다. 늑대의 주둥이에 걸린 웃음이 짙어졌다.

"아흐으……."
"잘 느끼는걸? 기대돼."

늑대의 혀끝이 쇄골에서 목을 타고 볼을 지나 귀 끝에 닿고, 다시 얼굴 곳곳을 간질이고 입속을 희롱할 때까지 길고 굵다란 자지는 차근차근 속살을 헤치며 파고들었다. 가장 굵은 부분이 뭉툭하게 단단한 부분을 뭉근하게 누르며 스쳐 가자 여우의 몸이 들썩거렸다. 늑대는 일부러 느긋하게 왕복시키며 그 부분을 주무르듯 문질렀다. 늑대가 삼킨 여우의 숨이 부쩍 가빠졌다.

"하아……. 흐읏……!"
"여기가 좋아?"

늑대는 전립선을 간질이듯 살살 문지르다 내킬 때마다 꾹꾹 누르며 여우의 반응을 즐겼다. 여우는 허리를 타고 찌르르 흐르는 성감에 어쩔 줄을 몰라 상체를 비틀었다. 그러나 늑대가 제 몸으로 지긋이 힘을 주어 누르자 이내 그마저 못하게 되었다. 여우는 눈을 질끈 감고 숨을 헐떡였다. 그는 온몸이 열로 가득해 마치 불을 토하는 것 같았다. 늑대가 입을 맞추어 왔다. 끈적하게 혀가 섞이고 더운 숨이 오갔다. 카오는 점점 압박의 강도를 더해가다 곧 참지 못하고 성기 끝으로 잘게 찍어누르기 시작했다. 늑대는 제 속에 들끓는 충동을 억누르며 혀를 얽는 흐름에 맞춰 느릿하게 짓쳐 박았다. 그와 맞닿은 여우의 온몸에서 열기 섞인 떨림이 전해졌다. 늑대의 혀가 더 깊이 파고들었다. 여우는 늑대의 몸을 힘껏 끌어안으며 그가 전달하는 쾌락의 파도에 몸을 맡겼다.

"속도 올릴까?"
"으핫……! 하으응……!"
"이런, 다 들리겠는데."

늑대가 주둥이를 옮겨 여우의 귀에다 나직이 속삭였다. 주둥이가 비어버린 틈을 타고 여우의 신음이 흥건하게 비어져나왔다. 늑대는 키득 웃으며 잔뜩 젖힌 귀에 입을 맞추고는 유려하게 상체를 세웠다. 늑대는 잔뜩 달아오른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손을 미끄러지듯 내려 프리컴으로 얼룩진 복부의 털을 움켜쥐고 성기로 도톰한 전립선을 힘을 주어 찔렀다. 여우의 몸이 강한 자극에 들썩거렸다.

"흐앗……!"
"하아……."

늑대는 부드럽게 문지르다가도 이따금 거세게 박아넣으며 여우를 괴롭혔다. 여우는 눈을 제대로 뜨지도 감지도 못한 채 자극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 늑대는 그 모습을 보며 더 흥분해 참지 못하고 점점 짓쳐넣는 빈도가 잦아졌다. 여우의 머릿속은 더욱 엉망이 되어갔다.

*

늑대의 허릿짓은 점점 속도를 높여갔다. 둘은 정신없이 서로의 주둥이 속을 탐하며 혀를 섞었다. 여우가 끈적한 신음 소리를 늑대의 목구멍으로 흘려넣었다. 그 억눌린 신음이 늑대의 귀에 한층 더 음란하게 들렸다. 비좁은 구멍이 쫀득하게 기둥을 붙잡는 흡착음, 탄탄한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 숨결을 섞으며 헐떡이는 소리, 그 모든 소리가 잔뜩 부푼 성기를 더욱 흥분하게 했다. 프리컴으로 흥건한 자지 끝이 여우의 전립선을 쉴새없이 들이받았다. 여우의 것에서 흘러나온 선액 또한 두 짐승의 복부를 흠뻑 적셨다. 여우의 양팔이 늑대의 날렵한 등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은 채 파들파들 떨렸다.

"흐급……! 햐……. 좋아……! 좋, 읏, 흐아……!"

여우의 드러난 엉덩이 밑으로 아홉 꼬리가 늑대의 허리놀림에 맞춰 음란하게 물결쳤다. 늑대의 대둔근이 꿈틀거리며 공성추를 밀어붙일 때마다 그의 허리를 어설피 휘감은 붉은 양발이 움찔거리며 움츠러들었다. 그는 순간 허리를 유려하게 젖히며 고개를 한껏 짓쳐들었다가, 주둥이를 여우의 무방비한 목덜미에 내리꽂았다.

"흣……! 흐어, 아, 아으, 하앙……!"

찰나의 아픔은 살필 새도 없이, 여우는 배로 격렬해진 맹공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뜨거운 성기가 그의 내부를 유린하고는 조금의 틈도 두지 않고 다시 쳐들어와 마구잡이로 때려댔다. 그의 턱을 타고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털을 적시고 그 위로 타는 듯한 늑대의 숨결이 휩쓸었다. 온몸의 근육이 쥐어짜듯 경련했다. 육체의 모든 곳이 불살라지는 것만 같았다.

"끄흑……!"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여우는 주둥이를 앙다물고 고개를 끝까지 젖혔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고통과 쾌락이 범람했다. 마치 머릿속이 마구 휘저어져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다. 그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이 영원할 것 같은 감각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댔다. 근육 한 올 한 올이 감전된 것처럼 끊임없이 달달 떨렸다.

늑대가 목을 울렸다. 움직임이 더 짧고 빨라졌다. 가뜩이나 두꺼운 성기의 밑둥이 잔뜩 부풀었다. 늑대는 끝없이 들이치는 파상공세를 펼치다 마침내 성기를 끝까지 밀어넣고 온몸을 긴장시켰다. 여우의 속에 파묻힌 성기가 흉흉하게 팽창했다. 정액으로 부글거리는 듯한 큼직한 고환이 일시에 끌어올려지고 곧장 뜨거운 늑대 씨앗이 대량으로 퍼부어졌다. 늑대의 골반이 한 차례 들썩이고, 다시 한 발, 다시 한 발……. 일부는 강한 압력을 타고 구멍을 빠져나와 주변을 흠뻑 적셨다. 여우는 내부를 타고 번지는 불길 같은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아, 하아……."

늑대는 거의 한 움큼을 쏟아내고서야 사정을 멈추고 여우의 위로 쏟아졌다. 두 짐승은 격렬했던 절정의 여운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늑대는 물고 있던 목덜미를 천천히 핥다가 여우와 입을 맞췄다. 여우는 아직도 제 속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늑대의 성기와 그득한 정액을 느끼며 그와 혀를 섞었다. 두 짐승은 거의 감길 듯한 눈으로 하염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밤은 길고도 깊었다.

*

둘은 천천히 관람차에 올랐다. 좁은 공간에서 마주 앉아 무릎이 겹쳤다. 여우는 맞닿은 부분이 홧홧해 움찔거렸다. 둘은 괜히 쑥스러워 마주보지는 못하고 조금 비껴 창밖을 구경했다.

문이 닫히고 세상이 점점 멀어졌다. 이제 둘 뿐이었다. 겨울의 이른 노을이 카오의 회색 볼을 붉게 물들였다. 카오는 시선을 돌려 라마의 옆 얼굴을 바라봤다. 뾰족한 귀, 보드라운 털, 고운 눈, 그리고 달콤한…….

라마가 슬쩍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카오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부쩍 가까워진 그의 귀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라마가 장난스레 바람을 후 불자 늑대는 놀라 귀를 파닥이다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췄다. 둘은 관람차가 한 뼘 두 뼘 흘러가는 동안 서로의 눈동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슬그머니 라마가 먼저 시선을 돌리고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노을을 닮은 그의 털빛이 한꺼풀 붉어진 듯 보였다. 카오는 여우의 아홉 꼬리가 살랑이며 그를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다.

그는 마침내 손을 뻗어 라마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끝이 움찔거렸다. 라마는 카오가 잡은 손을 망설이듯 쳐다보다가 고운 손가락을 움직여 깍지를 꼈다. 이번에는 카오가 움찔거릴 차례였다. 카오는 묘하게 들뜬 시선으로 라마의 얼굴을 살폈다. 라마가 생긋 눈웃음을 지었다. 맞잡은 손에서 열기가 전해졌다. 심장이 세차게 쿵쾅거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었다.

저 멀리서 후두둑 소리가 들렸다. 둘의 고개가 동시에 반대편 창으로 향했다. 노을의 건너편 어둑해진 동쪽 하늘에 화려한 폭죽이 빛을 뿌렸다. 땅거미가 진 나무며 호수가 더러 보석처럼 반짝였다. 붉고 푸른 빛이 차창을 넘을 때마다 유리에 둘의 상이 번뜩이며 맺혔다. 카오의 눈은 번번이 유리에 비친 라마에게 향했다. 창 너머의 두 눈동자는 다음 불꽃이 일었을 때에 그를 마주보았다. 카오가 맞잡은 손을 굳게 쥐었다가 힘을 풀며 다시금 라마를 바라보았다. 카오는 결심한 듯 숨을 들이키고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라마야……."
"응……!"
"…….. 오늘……. 덕분에 참 재밌었다. 다음에 또 와도 재밌겠는걸."
"그러게, 나도 형이랑 같이 노니까 좋았어."
"그, 그래……!"

카오는 말을 꺼내고도 공연히 망설이다가 시선을 내리며 적당히 말을 이었다. 잠깐의 대화가 끝나고 차 안이 다시 고요해졌다. 라마는 카오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다가 심호흡을 하고 깍지 낀 손을 살짝 끌어당겼다. 카오의 두 눈이 노을처럼 그를 올려다봤다. 여우는 마른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카오 형……. 나, 형 좋아해."

여우는 마음을 털어놓고 눈을 질끈 감았다. 동그래진 늑대의 눈동자에 라마의 긴장한 얼굴을 배경으로, 놀람과 당황, 의아함이 스치고 마침내 환희가 가득 흘러들었다.

"정말? 나를?"

여우는 두어 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꼭 감은 두 눈은 활짝 웃은 늑대가 그를 세차게 끌어안자 동그랗게 떠졌다. 잔뜩 들떠 힘껏 흔들리는 꼬리가 시선을 끌어당기고, 온몸을 휘감은 낯설고도 익숙한 온기가 귀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늑대의 떨림이 맞닿은 부분을 타고 그에게 파고들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 소리가 그의 귀를 가득 메웠다.

"나도, 나도 좋아해, 라마야……!"

라마는 자신을 단단하게 끌어안은 카오를 힘껏 마주 안아주었다. 마치 창 밖의 불꽃놀이 같은 형형색색의 감정이 더운 품속에서 너울거렸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천천히 서로를 다시 마주 보고, 입술을 맞붙였다. 어둑해지는 겨울 하늘을 다시금 폭죽이 환하게 물들였다.
 

2019년 10월 4일 금요일

[요청] 아침 식사

[트위터 @Fightdoggy의 요청]

서늘한 표면. 주기적으로 닿아오는 물컹하고 축축한 무언가. 이어 따라오는 뜨겁고 습한 공기. 그는 어쩐지 좋은 기분으로 눈을 떴다.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은 거대한 늑대의 촉촉한 코. 더 멀리에는 그를 웃는 낯으로 바라보는 두 눈동자가 있다. 코 아래 주둥이의 틈이 벌어지더니 그의 몸만 한 커다랗고 두툼한, 선홍색의 혓바닥이 입천장에서 끈끈하게 늘어지는 타액 가닥을 이끌고 그의 털 한 올 한 올을 적시며 그를 핥아올렸다. 진득한 침과 눅눅한 습기에서 은밀한 냄새가 타고 올라와 그의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그는 온갖 자극에 포위되어 흥분할 밖에 도리가 없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그는 어쩐지 부끄러워 짐승의 코끝에 얼굴을 파묻었다. 짐승은 그를 밀어 표면에 붙이고 코끝을 자잘하게 부빈다. 이따금 그의 하체를 두툼한 혀가 뭉근하게 문지르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짐승이 고개를 물리더니 그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은 돌리지 않은 채 무언가를 집어다 가져왔다. 그의 시선에서 보면 6층 건물만한 시리얼 상자 하나와 4층짜리 우유곽 하나. 짐승은 6층짜리를 가볍게 들어 그가 누운 사발 같은 공간에다 기울였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수박만 한 검은 구체들이 바닥을 금세 메우더니 곧장 그의 가슴께까지 차올랐다. 그는 본능적으로 허우적거렸으나 그 속에서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짐승이 건물을 도로 세우고 다른 건물을 집어올렸다. 애타게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에 짓궂은 웃음으로 답하곤 그의 가슴팍 바로 앞에 천천히 우유를 부어갔다. 하체를 씻어내리는 차가운 급류. 시간이 흐를수록 수위가 차올라 부력 탓에 자칫 균형을 잃을 뻔했다. 시리얼을 부표 삼아 하얀 호수를 둥둥 떠다니던 그는 짐승이 우유 한 통을 다 비우고 전봇대만 한 나무 숟가락을 들고와 그릇 안을 휘휘 저을 때까지 웅크린 채 짐승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욕조만 한 짐승의 숟가락이 하얀 액체를 한껏 퍼다가 난데없이 그의 등 위로 끼얹었다. 차가움이 척추를 따라 내달려 꼬리를 바짝 세우게 했다. 정신을 추스를 새도 없이 시리얼과 우유가 수차례 퍼부어진 데 이어 그릇이 통째로 들려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한껏 벌려 어두컴컴한 입안과 목구멍이 보이는 짐승의 주둥이. 그는 밀려내려오는 다량의 시리얼에 번번이 걸려넘어지면서도 허우적거리며 바닥을 기어 도망쳤다.

그가 마침내 미끄러져 쓸려내려와 주둥이로 들어가려 할 때, 짐승은 잔뜩 얼어붙은 그가 든 그릇을 일부러 내려놓았다. 그는 불안과 안도감이 교차하며 남은 시리얼의 무더기를 헤집고 간신히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난리통에 우유를 잔뜩 먹은 모양인지 괴로운 표정으로 콜록거린다. 그때 짐승의 날카로운 이빨이 바위들을 깨부수는 굉음이 들려왔다. 그는 안색이 새하얘지며 슬금슬금 뒤로 헤엄쳐가기 시작한다. 짐승은 이빨을 드러내 웃으면서 숟가락으로 간단히 퇴로를 막았다. 그는 끈적한 숟가락 표면에 일그러져 거꾸로 비친 상이 자신의 미래로 느껴져 가슴이 두방망이 쳤다. 그 상이 점차 점차 가까워지다 일순간 뒤집혀 그를 바로 비추며 덮친다. 차가운 감촉.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탄 것처럼 강해진 중력을 숨죽인 채 버티다 슬그머니 눈을 떴다. 뒤를 돌아보자 코앞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이 녹아 진한 갈색이 된 침으로 범벅되어 유려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혓바닥. 그는 행여 떨어질까 숟가락을 양팔로 꼭 부여잡고 운명처럼 다가오는 짐승의 커다란 혀를 떨리는 어깨 너머로 지켜봐야 했다. 느닷없이 발에 닿아온 축축한 간지러움. 그는 소스라치며 파르르 떨었다. 혀끝은 종아리와 허벅지를 타고 간지러움에 바짝 선 풍성한 꼬리가 달린 엉덩이에 다다라 몇 번이고 정성스레 핥아 혓바닥의 초콜릿을 그의 털을 적신 우유와 섞어내었다.

"허억...! 하으우......."

폭신하고 뜨끈한 살덩이가 그의 은밀한 부위를 문지르며 지나갈 때마다 어김없이 그에게서 야릇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축축한 혀끝은 꼬리를 질척하게 적시고, 등줄기를 매끈하게 스치고, 목덜미와 귓바퀴와 옆얼굴을 고루 매만지고는 노출된 옆구리를 거쳐 다시 발을 핥는다. 그는 몸속 깊은 곳까지 달아 저도 모르게 차고 매끈한 숟가락에 뜨겁고 촉촉한 자지를 슬금슬금 비빈다. 등 뒤의 짐승에게서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더 기분 좋게 해 드릴까요?"

그는 밀려드는 수치심과 부푸는 기대감에 얼굴을 잔뜩 붉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꼬리만 살랑인다. 짐승의 혀가 마지막으로 진득하게 그의 둔부를 핥고는, 시리얼이 든 그릇을 들고 단번에 비워낸다. 그는 당황해 상체를 비틀어 짐승을 화들짝 놀란 눈으로 지켜봤다. 짐승은 우유를 게걸스럽게 꿀꺽꿀꺽 삼키며 굵직한 목젖을 왕복시켜댔고,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은 시리얼을 마구잡이로 부수며 무시무시한 폭파음을 터뜨려댔다. 짐승이 텅 빈 그릇을 내려놓고 그를 보며 씨익 웃자 그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했다. 짐승이 혀로 주둥이 주변을 핥으며 입맛을 다신다. 그는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져 짐승의 시선을 피해 눈을 아래로 돌렸다. 나체의 하체에 흉흉하게 솟은 고층건물 하나. 그는 껄떡대는 짐승의 그것에 시선을 빼앗겨 다가오는 짐승의 주둥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아차 하는 사이에 음습한 습기가 온몸을 덮치고, 주변이 캄캄해졌다. 그는 몹시 당황하며 주변에 잡히는 대로 붙잡았다가, 끈적하고 말캉한 혀임을 깨닫고 긴장으로 굳어버렸다. 짐승의 거대한 혀는 아랑곳않고 주둥이 속을 유려하게 휘저어 그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입구는 어느새 닫혀버려 온 사방이 어두컴컴해졌다. 그가 의지할 것은 뜨끈하고 축축한 거대한 살덩이뿐.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 혓바닥이 휘두르는대로 몇 번이고 뒤집히며 입속 이곳저곳을 헤엄칠 뿐이었다. 온몸의 털이 흠뻑 젖어 무겁게 느껴졌다. 거대한 늑대의 신음이 온몸을 뒤흔들었다. 혓바닥이 그의 전신을 훑듯이 꿈틀거릴 때마다 그는 움찔거리면서도 따끈한 혀에 슬금슬금 고간을 부볐다.

입천장을 타고 주기적인 흔들림이 전해졌다. 질척하게 젖은 털을 파고드는 뜨거운 숨결이 갈수록 잦고 거칠어졌다. 어디서 오는지 모를 흔들림이 점점 커지더니 갑자기 중력이 앞으로 쏠리고 주둥이가 크게 벌어졌다. 그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미끌거리는 혓바닥을 온몸으로 붙잡았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곁눈으로 아래를 보자, 아까 보았던 흉흉한 짐승의 성기가 시시각각 가까워오는 게 보였다. 숨 돌릴 새도 없이 기차처럼 불쑥 들어와 공간을 빈틈없이 가득 채웠다. 맥박치며 꿈틀거리는 뜨거운 표피가 등 뒤를 무겁게 압박했다. 그는 두 거대한 살덩이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도 못한 채, 숨만 겨우 쉴 수 있을 뿐이었다. 어쩐지 점점 머릿속이 몽롱해졌다.

등 뒤의 기차 같은 기둥이 거센 기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수없이 오싹해지는 걸 보면 공간 자체가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덩이가 빠져나가 여유가 생기면 그 때는 혓바닥이 그를 휘감으며 마구 뒤집고 괴롭혔다. 거대한 성기에 고간이 강제로 비벼지다가도 성기 끝에 마구 문질러지는 통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너무 강한 자극에 몸을 뒤틀며 저항했으나 짐승의 집요한 괴롭힘은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는 울듯이 신음하며 바들바들 떨다가, 짐승의 혓놀림이 지독하게 음험해질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파르르 경련하며 정액을 쭉 뽑아내고 마는 것이었다. 끈적한 쾌감이 온몸 구석구석을 누비는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이어졌다. 그의 고간은 몇 번을 사정했는지 모를 정액과 타액으로 범벅이 된 채로 짐승의 혀와 성기로 집요하게 문질러졌다. 그는 자극으로 완전히 포위되어 시간 감각마저 흐릿해졌다.

짐승의 동작이 빨라졌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흔들림 역시 격렬해졌다. 이따금 자세를 놓쳐 허우적거리다 삼킨 액체가 짜고 비릿했다. 마구 비벼지고, 굴려지고, 빨리고, 격렬한 왕복 운동이 너무 빨라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것 같아질 때쯤, 혓바닥이 그를 기둥뿌리에 짓누르며 파르르 떨었다. 그를 압박하는 짐승의 거대한 성기가 크게 울컥울컥하며 들썩였다. 눈 깜짝할 새에 뜨거운 액체가 짐승의 입속을 점령했다. 짐승이 거대한 목울대를 움직이며 대량의 정액을 연거푸 삼켜냈지만 흘러넘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는 격렬한 급류에 휩쓸려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꿀렁꿀렁 요동치는 짐승의 혀를 있는 힘껏 끌어안아 버텼다. 발버둥치며 마신 비릿한 정액으로 이미 뱃속이 가득 찼지만 탁류는 아랑곳않고 더 거세어질 뿐이었다. 그는 짐승의 입안을 가득 채운 몽롱한 냄새에 점점 온몸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짐승은 더 큰 쾌락을 위해 다시 적극적으로 혀를 써가며 꼭대기며 기둥을 문질러댔다. 그는 정액의 바다 속에서 혓바닥이 휘젓는대로 힘없이 흔들리며 자지에 마구 짓눌려 비벼졌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파르르 떨며 연거푸 절정을 느끼는 그의 떨리는 팔다리는 자꾸만 혓바닥을 놓쳐 급류에 휩쓸릴 것만 같았다.

끝날 것 같지 않던 홍수도 점차 잦아들었다. 짐승은 여운에 젖은 나른한 박자로 여전히 단단한 자지를 핥고 흥건한 액을 삼켰다. 그는 혓바닥이 이끄는 대로 기둥 곳곳을 닦듯이 문질러졌다. 그에게 끊임없이 따끈하고 끈적한 타액과 정액이 덮어씌워졌다. 그는 섣부른 안도감과 탈력감으로 진이 빠진 채 짐승이 가지고 노는 대로 몸을 맡길 뿐이었다. 짐승은 만족한 듯 목울대를 울렸다. 공간이 불쑥 위로 솟더니 주둥이가 열리고 밝은 빛이 들어왔다. 그는 혓바닥에 누운 채 나른하게 그것을 바라보며 짐승이 내쉬는 달뜬 숨결이 그의 털에 습하고 따뜻하게 감기는 걸 즐겼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급작스레 짐승이 고개를 처들고 목구멍을 열었다. 대처할 겨를도 없이 그는 미끄럼틀 같은 혓바닥을 타고 칠흑같은 목구멍으로 빨려들어갔다.

꿀꺽.

아득히 울리는 짐승의 포효 속에서, 천천히, 천천히, 조여오는 통로를 따라 짐승의 뱃속으로...

2019년 6월 18일 화요일

[요청]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어느 날 (하)

용이 얼떨떨한지 콧잔등을 젖은 손바닥으로 거듭 문질러댈 때, 상어가 그 손을 붙잡아 젖히고 직접 핥아 닦아준다. 테피는 동생의 예상치 못한 행각에 얼어붙은 채 커진 눈으로 동생의 혀가 그의 얼굴 곳곳을 낼름거리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눈이 마주치자 겜모의 눈이 초승달처럼 휜다.

“이제 깨끗해졌다.”

동생의 타액으로 흥건해 번들거리는 비늘은 누가 봐도 깨끗하다고 할 수 없을 테지만, 테피는 멍하니 주억거린다. 겜모는 그런 테피를 짖궂게 바라보다가, 느긋하게 용의 턱을 감아쥐고 끌어당겨 입술을 붙인다. 테피는 상황이 머릿속에서 처리가 되지 않는 듯 멍한 눈으로 그의 입속을 마구 헤집는 동생의 혓바닥에 그의 혀를 무의식적으로 마주 비벼준다. 욕망이 가득한 푸른 눈동자가 그의 시선을 집요하게 붙잡는다. 겜모의 질척한 손가락이 달아오른 볼을 식히려듯 어루만진다. 그러나 그는 그럴수록 더욱 달아오를 뿐이다. 이어 뿔이 고르게 난 뒷머리, 무방비하게 드러난 목덜미, 그리고 달빛에 그림자 진 쇄골로 흐르듯 쓸어가는 겜모의 끈적한 손길. 차츰 하체에 열이 몰리나 테피는 의식하지 못한다.

둘의 입술이 떨어지고, 그 사이를 길게 이은 타액의 선이 달빛에 거미줄처럼 빛이 난다. 테피는 주둥이를 채 닫지도 않고 달뜬 숨을 몰아쉰다. 겜모는 볼이며 턱이며 안 닿는 곳 없이 얼굴 구석구석에 입을 맞춘다. 테피의 멍한 눈길이 순순히 겜모의 야릇한 얼굴을 따라간다. 가슴을 느긋하게 어루만지던 겜모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와 테피의 주둥이를 만지작거리다 아직 내밀어진 혀를 꾹 누른다. 용의 은밀한 틈새에서 음란한 기둥이 슬금슬금 드러나 단단히 선다. 겜모는 제 입가를 끈적하게 핥으며 제 형의 먹음직스러운 성기를 눈여겨본다. 그가 다시 형의 눈을 마주치자 아까와 달리 강렬한 시선이 맞아왔다. 혀를 주무르던 겜모의 손가락이 기다랗고 두툼한 바로 그 혀에 감싸여 야릇한 감각을 전해왔다. 그는 적잖이 놀라 눈을 조금 크게 뜨고 형을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프리컴으로 흥건해 달빛에 빛나는 형의 성기와, 욕망으로 가득해진 눈동자. 겜모의 얼굴에서 당황이 걷히자 다시금 득의양양한 웃음이 걸린다. 그러나 용이 천천히 일어서며, 그를 침대에 눕히자 그의 눈빛이 금세 다시 당황으로 물든다.

두툼한 양팔이 그를 껴안고, 끈적한 하체가 맞물린다. 겜모가 양손을 거두어 침대를 짚자 테피의 빈 주둥이가 다시 겜모의 입속을 찾는다. 겜모는 어안이 벙벙한 중에도 밀려오는 즐거움에 점차 테피의 리드에 몸을 맡긴다. 용의 두툼한 혓바닥이 겜모의 혀를 감싸고 쓸어당기자 짜릿한 느낌에 신음이 흘러나온다. 용이 동생의 커다란 두 기둥 사이로 제 성기를 슬금슬금 비비며 그의 입속을 더 깊이 파고든다. 겜모의 근육질 팔이 등근육이 잘 짜인 몸통을 슬그머니 끌어안고 뿔이 고르게 난 뒤통수를 쓰다듬는다. 세 기둥이 밀착된 아랫배 사이가 프리컴으로 잔뜩 질척하다.

서늘한 달빛이 밤공기를 후텁지근하게 덥히는 형제의 매끈한 두 몸을 은밀하게 비춘다. 테피가 고개를 돌려 상어의 매끈한 목덜미를 물고 핥다가, 커다란 손을 내려 겜모의 두툼한 가슴을 움켜잡는다. 겜모는 바르작대며 거친 숨소리에 채 누르지 못한 신음을 흘려보냈다. 그럴수록 테피는 겜모의 몸을 탐닉하는 데 박차를 더했다. 테피는 두툼한 혀를 끌듯이 눌러 핥으며 턱에서 쇄골, 그리고 가슴골까지 구석구석 빠뜨리지 않고 정성스럽게 핥아냈다. 겜모는 자신의 손길 아래 흥분한 채 핥는 데 열중하는 제 형의 열띤 얼굴을 욕정에 가득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바라봤다. 그의 작업반경이 차츰 아래로 내려갔다. 겜모는 용이 혀를 길게 내어 골이 선명하게 난 복근을 따라 쭈욱 핥아올렸을 때는 그만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고 말았다. 테피는 반응을 한껏 즐기며 프리컴으로 한껏 적셔진 동생의 단단한 복부를 갖은 경로로 핥아갔다. 그럴수록 겜모의 커다란 두 성기 끝에서 프리컴이 흠뻑 흘러나와 갈수록 엉망이 될 뿐이었다.

“흐으으으... 형...”

겜모의 신음소리가 제법 농익자 테피는 득의양양하게 상체를 세웠다. 둘의 프리컴으로 질척한 아랫배부터 잘 짜인 복근, 널찍한 대흉근에 미려한 턱선까지 겜모의 프리컴으로 칠해진 굵은 선 두 개가 번들거리며 그의 단단한 몸을 장식했다. 겜모가 한껏 흐트러진 눈으로 그 모습을 끈적하게 탐닉했다. 커다란 자지들 끝에서 끈끈한 맑은 액이 꿀처럼 진득하게 내려앉았다. 용의 끈적한 혀도 진득이 내려와 여린 허벅지 살결을 좌우 골고루 간질이듯 핥아올렸다.

“하흣...!”

자극을 버티지 못한 겜모가 한껏 고개를 젖혀 잇새로 신음을 뱉었다. 용의 낯에 걸린 탐욕이 한층 더 짙어졌다. 그의 날렵한 주둥이가 곧장 사타구니로 파고들어 여린 살을 한껏 음미하다가, 포복하듯 슬금슬금 올라가며 움찔거리는 두 기둥의 뿌리를 휘감아 핥았다. 겜모가 참지 못하고 허리를 잘게 들썩였다. 형은 아랑곳않고 은밀한 틈 속으로 혀끝을 집어넣어 구석구석 마사지했다. 겜모가 양손으로 이불자락을 꽉 쥐고 파들파들 떨었다. 우뚝 선 두 탑이 어지러이 요동치며 맑은 액을 용의 얼굴 위로 난잡하게 떨어뜨렸다. 불규칙한 무늬로 코팅된 비늘이 달빛을 받아 요사스레 빛났다.

마침내 야릇한 용의 혀가 뿌리에서부터 두 기둥 사이를 타고 상공으로 올랐다. 형은 거칠게 헐떡이는 동생의 눈을 잡아먹을 듯 주시하며 두 자지 끝을 번갈아가며 혀끝으로 간지럽히고 휘감았다. 상어는 감질이 나 골반을 들썩거렸다. 용은 혀로 두 기둥을 휘감은 채 뿌리까지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여러 차례 하더니 한쪽을 뜨거운 손으로 매만지면서 다른 쪽을 천천히 빨기 시작했다. 겜모는 기분이 좋은 듯 만족스러운 탄식을 내뱉으며 테피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테피는 동생의 크기에 버거워질 때면 입을 떼고 물기 섞인 숨을 몰아쉬다가 다른쪽 기둥을 공략했다. 그때마다 내민 혀와 자지 끝 사이로 타액이 현수선을 그리다 상어의 고간을 흥건하게 적시는 데 일조했다.

“흣, 형, 미안...해...!”

겜모는 쾌락을 참지 못하고 온몸을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용이 깊숙이 내려왔을 때 늠름한 뿔을 붙잡아 직접 목구멍을 범하기 시작했다. 용은 눈을 부릅뜨고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대다가, 용케 곧 적응해 동생의 거친 피스톤질을 받아냈다. 당황해 손에서 놓친 겜모의 다른 성기가 자꾸만 용의 얼굴을 때렸다. 용은 그다지 싫지도 않고 하여 다만 겜모의 것을 잘 받아내는 데만 집중을 쏟았다. 겜모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허릿짓이 격해졌다. 형의 주둥이는 아픔에 흘러나온 눈물과 삼킬 새가 없었던 타액과 흥건한 프리컴으로 범벅이 되었다. 겜모는 쫀득한 쾌감에 온몸의 근육을 한껏 긴장시키며 절정의 순간을 미루다 미루다 더는 못 참고 테피의 목구멍 속에 울컥 울컥하고 진한 정액을 몇 번이고 뱉어냈다. 다른 성기에서 쏘아진 정액이 겜모의 복근 위와, 허벅지와, 테피의 늠름한 얼굴 위로 엉망으로 흩뿌려졌다.

겜모의 손에서 거머지는 힘이 풀리자 용은 급히 고개를 뒤로 물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채 삼키지 못한 정액이 턱을 타고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겜모는 온갖 체액으로 엉망이 된 자신의 고간과 형의 얼굴을 보다가 턱을 붙잡고 그를 자신의 위로 잡아끌었다. 형은 고분고분하게 올라와 동생의 탄탄한 몸 위로 포개어졌다. 겜모가 느긋한 손길로 그를 쓰다듬었다. 형제의 시선이 나른하게 얽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기울여 서로의 입속을 탐했다. 아직 절정을 맞지 못한 흉흉한 용의 성기가 밀착된 복근 사이에서 불끈거렸다. 그럴수록 동생은 더욱 질척하게 혀를 섞고 쓰다듬었다.

겜모가 슬그머니 형을 뒤집어눕히고 그 위로 올라탔다. 두 형제는 키스의 여운에 멍하니 욕정에 허덕이는 서로의 얼굴을 응시했다. 동생은 형의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다가 이어 형의 아랫도리도 부드럽게 만져주었다. 용은 주둥이를 살짝 벌린 채 쾌락에 숨을 헐떡였다. 상어는 답례처럼 형의 늠름한 성기를 뿌리부터 끝까지 몇 번 길게 핥고는 뿌리까지 입에 넣고 적극적으로 자극했다. 가뜩이나 흥분해 민감했던 용은 긁는 듯한 신음을 흘렸다.

겜모는 형이 쾌감에 가슴을 들썩일 때쯤 몸을 일으켜 고간을 맞붙였다. 슬슬 다시 일어서려는 상어의 두 자지가 움찔거리는 용의 것을 은근히 문질렀다. 상어는 혀를 내어 제 입가를 핥고 야릇한 웃음을 지으며 벌어진 주둥이 사이로 두툼한 용의 혓바닥을 꾹꾹 누르며 장난쳤다. 깊은 바다 같은 상어의 푸른 눈동자가 한밤의 달빛을 받아 매혹적으로 빛났다. 테피는 동생이 느릿하게 자신의 뜨거운 성기를 엉덩이 사이에 맞추곤 여유롭게 몸을 내리는 모습을 홀린듯이 지켜봤다. 겜모는 용의 굵은 성기를 천천히 받아들이며 쾌감이 있을 지점으로 인도했다.

“흐아...!”

두툼한 기둥이 한 차례 정액을 짜내느라 자극받은 전립선을 뭉근하게 눌렀다. 이제 완연히 위용을 되찾은 상어의 두 성기에서 강제로 프리컴이 흘러나왔다. 겜모는 뿌연 쾌감을 좇아 하체를 부지런히 움직이며 스스로 맑은 액을 짜냈다. 용은 성기를 훨씬 뜨겁고 쫀득하게 감싸오는 감촉에 욕정이 차올라 골반을 한 번 크게 퉁겼다. 갑작스러운 자극에 겜모의 벌어진 입에서 무방비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용은 그것이 제법 마음에 들어 겜모의 튼튼한 허벅지를 붙잡고 골반을 연거푸 쳐올렸다. 겜모는 그때마다 야릇한 신음을 흘려 형을 더욱 흥분시켰다.

“그으, 흣, 하으...!”

상어는 은근한 쾌감이 밀려올수록 힘이 풀려 형의 가슴에 점점 더 기대어왔다. 그러자 테피는 겜모의 상체를 힘주어 끌어안고 잡아먹을 듯 입을 맞추었다. 용의 격한 몸놀림에 맞춰 쾌감의 파도가 겜모를 덮쳤다. 겜모는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고 쾌락에 몸을 맡긴 채 신음조차 형에게 잡아먹힐 뿐이었다. 테피는 순식간에 몸을 돌려 동생을 탄탄한 몸으로 다시 덮었다. 그는 훨씬 수월해진 허릿짓으로 동생의 구멍에 대고 두 배는 격하게 박아댔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더 크고 잦아져 용을 더 흥분시켰다. 그는 이따금 목이나 어깨를 물었다가 다시 동생의 입을 막았다. 그때마다 흐느끼는 신음이 참을 새도 없이 새어나왔다.

“그으우...형...! 흐아으....”
“겜모, 겜모야......좋아, 좋아, 좋아....”

절정이 다가왔다. 상어의 온몸이 파르르 떨리며 내벽을 강하게 조여왔다. 용에게도 견딜 수 없는 자극이었다. 그도 이를 악물고 온몸의 근육을 팽팽히 긴장시킨 채 커진 성기를 뿌리 끝까지 박아넣고 동생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동생이 지친 기색도 없이 근육을 조이며 정액을 짙게 뽑아내면, 뒤이어 형의 정액이 울컥울컥 하고 쏟아졌다. 사그라드는 기색도 없이 몇 번이고 질펀하게 사정하고 나서야, 테피는 힘을 풀고 겜모의 몸 위로 축 늘어졌다. 그는 힘없이 같은 말을 계속 중얼거렸다. 두 사람은 피곤에 지쳐 천천히 잠에 녹아들었다.

“겜모...좋아...좋아....좋아해...좋아해....”

/

이튿날 테피는 숙취에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는 부스스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살갗은 유난히 개운한 느낌이 들었고 이불도 묘하게 거칠했다. 묘한 이질감에 ‘무언가 생각이 날 것 같은데...’ 하고 기억을 더듬어보려던 테피는 겜모가 단출하게 시리얼과 우유를 가져오자 깔끔하게 머릿속에서 털어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으면 겜모가 말해주겠지. 테피는 그렇게 믿을 뿐이다.

2019년 2월 27일 수요일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12

늑대는 그의 속을 헤집던 손가락을 빼내고는 몸을 살짝 떼고 커다란 자지를 내리눌러 그 끝을 서서히 등허리를 따라 쓸어내렸다. 늑대의 성기를 감아쥔 그의 꼬리가 그에 따라 불규칙한 궤적을 그렸다. 늑대의 첨점이 꼬리의 밑둥에 닿았다. 늑대의 손이 탐침을 신중히 움직여 구조물 근방을 탐사했다. 잔뜩 경직된 몸의 그에게서 불규칙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늑대가 성기에서 잠시 손을 떼고 등줄기와 허리를 쓸어 매만지다 양손으로 그의 볼기짝을 움켜잡았다. 그는 이어 주둥이를 재규어의 목덜미에 파묻고 그의 체향을 들이마셨다.

“좋아요. 넣습니다.”

재규어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연하게 허리를 놀려 커다란 성기의 끝을 그의 후문에 맞추는 늑대. 뜨거운 숨결이 그의 목에 내려앉음과 동시에 귀두가 성문을 침범했다. 진입은 수월했다. 선발대가 휘젓고 지나간 전열은 본대에게 너무 쉽게 자리를 허용했다. 재규어는 허를 찔린 듯 탄식을 토했다. 그가 처음이었다. 재규어는 그의 역사가 늑대로 채워진 것에 감격했다. 늑대가 어느새 3분의 1만큼 들어찼다. 그는 낯선 이물감에 기이한 들뜸을 체험했다.

“어때요?”

늑대가 그의 가슴을 움켜쥐며 급작스럽게 질문했다. 재규어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연쇄적으로 조이는 항문 근육에 늑대는 잠시 눈을 찡그렸다. 그는 가슴을 연거푸 주무르며 대답을 재촉한다.

“매우...황홀합니다.”

재규어는 꿈을 꾸는 듯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늑대는 그것이 퍽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섞여든다.

“그래요? 그렇지만 아직 시작도 안했는걸요.”

그의 말로 재규어가 부쩍 긴장하자, 늑대는 그의 배를 쓸며 나른한 목소리로 힘을 풀라고 지시했다. 재규어는 그의 말에 충실히 따르기 위해 의식적으로 힘을 풀려고 노력했다. 늑대는 부드럽게 창을 뒤로 물렸다가, 그가 긴장을 풀자 단숨에 찔러들어갔다. 끝까지 짓쳐들어간 늑대의 창이 재규어의 쾌락 신경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그를 순간적으로 점령한 흥분이 온몸의 근육을 타고 흐르며 재규어의 정신을 헤집었다. 전율은 피부를 타고 늑대를 전염시켰다. 다물린 잇새로 흘러나온 쾌락 어린 거친 신음이 메아리치며 공간을 잠식했다.

“하아, 어때요. 좋아요?”

검은 짐승은 숨만 허덕였다. 늑대는 굳이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늑대는 가슴 앞으로 넘긴 손을 올려 그의 목줄을 바짝 감아쥐고는, 재차 물린 성기를 거듭 찍어올렸다. 그의 존속을 위협할 듯한 충격에 재규어는 그의 목줄을 단단히 잡아맨 늑대의 강직한 팔을 그의 구원으로 삼았다. 그는 사나운 웃음을 지으며 그 팔로 단단히 끌어안아 제 두툼한 가슴에 맞붙여두곤 무자비하게 그를 망가트리는 데 악용했다. 그를 소유한 것도, 그를 파괴하는 것도 모두 늑대였다. 검은 짐승은 그것이 기뻤다.

“루시, 나는 루시가 매우 마음에 들어요.”

질척이는 소리가 온 욕실을 울리는 가운데 황홀한 늑대의 목소리가 귀를 적셨다. 검은 짐승은 온몸을 잘게 떨며 늑대의 품에 무너지듯 녹아내렸다. 늑대의 공성차가 쉴 새 없이 문을 부숴버리려는 듯 때려댔다. 그는 짐승 같은 신음소리만 질질 흘려대며 표현할 길 없는 감각에 휩싸여만 갔다. 그는 그만 육체와 정신이 모두 늑대가 주는 쾌락의 망망대해에 빠져 바닥도 없는 밑으로 끌려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루시는 제 것이에요, 그렇지요?”

“물론, 입니다. 저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입니다.”

늑대는 흡족하여 이를 보이고 웃으며 그의 커다란 상체를 옥죄듯 잡아가두고 자지를 깊숙이 박아넣으며 왕복했다. 늑대 또한 달아오른 성감에 목이며 귀끝이며 온통 열이 올라 숨을 허덕이며 짐승의 열락에 덩달아 취했다. 늑대는 그의 목덜미에 끈적하게 볼을 비비다가 꿈틀거리는 귓속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다. 그는 움찔거리면서 바르작거렸지만 단단한 늑대의 품에서 옴싹달싹하지 못하고 전방위의 자극 속에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늑대는 이제 음란한 신음을 내며 일부러 감질날 만큼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다가 돌연 힘껏 박아넣기를 이어간다. 검은 짐승은 그의 노리개가 된 느낌이 몹시 기뻤다.

“내게, 증명해봐요.”

늑대가 한손으로 돌연 젖꼭지가 꼿꼿이 선 검은 짐승의 두툼한 가슴을 콱 움켜쥐며 물었다. 그는 숨을 들이키며 레몬즙 같은 신음을 흘렸다. 늑대가 큼직한 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자 프리컴으로 흥건히 젖은 짐승의 성기가 거듭 움찔거렸다. 짐승에게서 연신 우는 것 같은 신음이 베어문 수박의 즙처럼 목을 타고 질질 흘렀다.

“어떻게 할 텐가요?”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쇄골을 타고 올라와 목줄이 잡아가둔 꿈틀거리는 목을 농밀하게 어루만진다. 늑대가 바짝 선 두툼한 귀에 은밀히 숨을 불어넣는다. 움찔거리며 조여오는 내벽의 감촉을 한 뼘 한 뼘 감상하며 일부러 천천히 운행하는 열차. 검은 짐승은 욕망에 한껏 달아올라, 목줄을 굳게 감아쥔 늑대의 강인한 손등에 진득하게 주둥이를 부비고 유려한 꼬리로 주인의 꼬리를 감아 얽으며 다만 총애를 간청할 뿐이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제가 원하는 것이라면...?”

“원하시기만 하신다면...설령 조직이라도 당신의 손아귀에 쥐여드리겠습니다.”

“......뭐라고요?”

늑대는 그의 예상치 못한 답변에 적잖이 당황했다. 재규어가 느긋하게 뒤를 돌아보아 늑대의 크게 뜨인 눈과 마주했다. 이내 그의 욕망 가득한 황금빛 눈동자가 만족스러운 눈웃음으로 변했다. 두 눈이 점차 가까워졌다. 곧 그의 입술이 늑대에게 닿아왔다. 입이 열리고, 그의 까끌한 혀가 입안을 나른하게 헤집었다. 그의 목줄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빠지려는 것을 그가 단단히 붙잡아 놓치지 못하게 했다. 늑대는 그의 눈동자 가득 진득한 복종과 선연한 집착에 마치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늑대의 허리 대신 그의 날렵한 허리가 유려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재규어의 단단한 손에 갇힌 늑대의 손이 자꾸만 움찔거렸다. 두 짐승의 주둥이를 통해 꿀처럼 진득한 신음이 오갔다. 재규어의 탄탄한 몸이 늑대의 몸에 기대와 묵직한 무게가 실렸다. 늑대는 마치 자신이라는 잔에 그라는 주스가 차고 넘쳐 흐르도록 부어지고도 그득 남아 끝없이 퍼부어질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한껏 부푼 늑대의 자지가 재규어의 내벽을 흥건한 프리컴으로 코팅한다. 위아래로 질척이는 소리에 두 짐승은 흥분이 고조되어갈 뿐이었다.

2018년 4월 4일 수요일

너가 수인 VR 야겜 하다 수인 되는 소설 I

너는 메일을 확인한다. 쓸만한 것은 없고 광고글 하나가 와 있다. 'Yiff on VR Now Available! Try 3 Day Free Trial!' 어쩌면 영 쓸모없지는 않은 듯하다. 너는 스팸으로 분류된 메일을 확인해본다. 사진은 필터되어 보이지 않고 게임 개발 과정과 소개 등이 길게 영어로 쓰여있다. 끙끙 앓으며 몇 줄 해석해보려다 포기한다. 링크를 들어가라는 것 같기에 너는 고민하다가 가상머신을 켜고 들어간다. 허울 뿐인 18세 확인창을 지나면 갖가지 수인이 밀킹이나 강간을 당하는 3D 머꼴 야짤이 화면을 채운다. 너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 한가득 짤줍하면서 사이트를 계속 훑어본다. 어수선하다거나 기타 싸구려 사이트의 느낌이 없다. 개발자며 여러 참여자들의 사진도 걸어놓았다. 너는 조금 경계를 푼다. 실제 실행되는 기기 사진과 체험 동영상들이 계속 보인다. 너는 동영상을 유심히 분석하고, 적어도 게임이 있는 건 진짜라고 결론짓는다.

너는 스토어를 통해 VR 기기에 체험판을 설치한다. 너는 권한 허용 목록과 약관 등을 가볍게 훑고 넘어간다. 설치가 진행된다. 너는 그동안 사이트의 갤러리를 탐독하며 딸을 친다. 한창 달아오를 때 설치가 끝났다. 너는 기대 속에서 기기를 착용한다. 너는 성기에 착용하는 외부 기기도 꺼내 연결한다. 여러 안내와 커스터마이징. 너는 심혈을 기울인다. 몇 분간 캘리브레이션이 있고, 드디어 시작한다. 안내에 따라 의자에 앉은 너는 설정한 수인이 된 채 의자에 묶여 있다. 실험복 차림의 말 수인이 등장한다. 우람한 말좆이 적나라하다. 너는 시작부터 기분이 이상하다. 너는 말 수인과의 대화를 거의 스킵한다. 말 수인이 멀어지는 발소리. 너는 다시 정면을 본다. 너도 모르는 새 밀킹 머신이 설치되어 있다. 사면은 거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천장 스피커를 통해 대화가 재개된다. 너는 스킵한다. 갑자기 성기에 착용한 기기가 최고 세기로 진동한다. 인게임 역시 마찬가지. 너는 설마 이게 다인가 하고 의심한다. 너는 거울에 비친 섹시한 수인을 보고 스스로를 달랜다. 느끼면서 신음하는 모습이 머꼴이긴 하다. 너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극을 감상한다. 너는 잠시 뒤에 사정해버린다. 튜브 안에 정액이 왈칵 쏟아져 빨려가는 장면이 일품이다. 현실의 너와 달리 수인은 사정을 멈출 줄 모른다. 너는 머꼴이라고 생각하지만, 네 좆은 차츰 사그라든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면, 진동 기능 역시 꺼질 줄 모른다는 것. 너는 사정 후 민감한 표피가 자극당해 몹시 고통스러워한다. 너는 로그아웃을 시도하나 튜토리얼 중에는 안된다며 거절당한다. 너는 헤드셋을 벗으려고 팔을 움직였다. 움직이지 않는다.

너는 패닉한다.

너는 몰랐으나, 너는 위치 권한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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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너는 신변의 위협 속에서 발버둥친다. 팔 다리 몸통이 모두 단단히 묶여있다. 게임 속의 수인도 발버둥친다. 쓸데없이 고급인 기기는 쪼그라든 좆마저 철저하게 자극한다. 너는 혼란과 위험과 고통에 미칠 것 같다. 덜컹거린다. 너는 그제야 기기 작동음 뒤에 차량 엔진음이 숨어있던 것을 깨달았다. 집 분명 잠겨있었는데. 창문도 모두 잠갔는데. 대체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나. 어떻게 너는 누가 집 안에 쳐들어와서 네 몸을 묶고 옮기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가. 너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게임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너는 지쳐 몸부림도 그만두고 무력하게 고통을 받는다. 게임 속 수인이 다시 사정한다. 너도 동시에 사정한다. 너는 무언가 어긋났다고 느낀다. 현실의 고통 위에 괴이한 감각이 오버랩되려고 한다. 너는 사정하는 게 수인처럼 길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수인과 사정하는 시간이 같다. 너는 현실 감각이 둔해졌다고 느낀다. 너는 더욱 패닉에 빠지고, 그럴수록 현실감은 더욱 멀어진다. 수인은 발기가 풀리지도 않는 대물로 끝도 없이 정액을 뿜어낸다. 혼돈 속에서 가상이어야 할 감각이 점차 선명해진다. 너는 수인의 감각에 동화되는 것을 패닉 속에서 무력하게 지켜본다. 너는 모든 일이 꿈인 것처럼 느껴진다. 게임하다가 잠이 든 걸지도 모른다. 꿈이 그렇듯, 너는 점차 논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지지만, 그걸 파악하지 못한다. 수인은 계속 사정한다. 너는 이제 기분이 째질 것 같다. 네 머릿속에는 이제 의미 없는 단어 조합만 산발적으로 떠오른다. 너는 사정한다. 정액이 튜브를 가득 채운다. 너는 사정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너는 기분이 좋다. 너는 기분이 좋다. 너는 기분이 좋다. 너는 기분이 좋다. 너는 기분이 좋다. ...

*

너는 갑자기 정신을 차린다. 너는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벌떡 일으킨다. 너는 주변을 긴장 속에서 두리번거린다. 게임 속의 그 방과 구조가 무척 닮았다. 너는 그렇다면 벽이 거울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너는 거울 너머 익숙한 모습의 수인을 바라본다. 너는 아직 게임 중인가 혼란에 빠지지만, 털 한 올 한 올을 통해 느껴지는 현실감이 다르다. 털? 너는 급히 내려다본다. 게임 그래픽과 비교되지 않는 사실적인 모습. 그러나 네가 커스터마이징한 모습 그대로다. 발기한 커다란 수인 자지도 마찬가지. 너는 정말로 꿈이 아닌지 의심한다.

너는 우선 일어나 움직이기로 한다. 눈높이가 달라 낯설다. 발바닥 아래로 육구로 밟는 감각도 색다르다. 너는 이 몸이 마음에 든다. 너는 거울벽에 가까이 가 만져본다. 매끈하다. 너는 벽을 따라 탐색한다. 모두 매끈하다. 거울인 만큼 틈이 있으면 티가 날 수 밖에 없는데. 너는 벽이 통째로 움직이거나 천장과 바닥을 통해 이동할 가능성을 상정한다. 너는 바닥을 탐색한다. 너는 별다른 것을 찾지 못한다. 너는 형광등이 빛나는 천장도 유심히 살핀다.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천장은 5 m 높이에 있어 까마득하다.

등 뒤로 소리가 들렸다. 무겁고 푹신한 물체의 낙하음. 너는 놀라 뒤돌아본다.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 천장에는 네모난 틈이 빠르게 사라졌다. 너는 상황을 이해했다. 너는 상자를 연다. 포장된 고기 2 kg 정도에 가스 버너. 어쩐지 너는 여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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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고기를 빠르게 해치운다. 너는 어쩐지 먹을수록 허기진다고 생각한다. 종래에는 고기를 자르지도 않고 레어 스테이크처럼 된 것을 뜯어 먹기까지 한다. 수인의 몸이라 그런 것일까. 너는 여전히 주린 배를 안고 새 고기 덩이를 구우며 사색한다.

상자가 비었다. 너는 아직 배가 고파 몹시 아쉬워하다가, 곧 허기가 잠잠해지는 것을 느끼고 의아해한다. 그러나 너는 '빨리 먹어도 포만감은 늦게 찾아와 과식한다'는 기사를 본 것을 떠올리고 납득한다. 너는 만족감을 느끼며 바닥에 눕는다. 너는 든든한 배를 매만지다가, 무심결에 음부에 손이 닿는다. 너는 자연스럽게 성감대를 어루만지며 자위하기 시작한다. 예의 커다란 수인 자지가 위용을 드러낸다. 너는 한 손으로 털이 부드러운 온몸을 쓰다듬으면서 다른 손으로 성기를 자극한다. 인간일 때보다 훨씬 강한 성감이 중추를 내달린다. 너는 이내 주위를 잊고 성감에 몰입한다. 너는 어느새 골반을 허공에 띄워 위아래로 흔들며 커다란 자지를 힘차게 마찰하고 있다. 두터운 꼬리가 그 아래로 무질서하게 휘둘러진다. 너는 전보다 갑절은 강한 성감이 몹시 짜릿하다. 아랫배 속이 울컥거리며 맑은 액체를 성기 밖으로 흘려보낸다. 끈끈한 액은 성기 전체를 뒤덮고도 양이 남아 털 덮힌 복부로 스며든다. 너는 마찰이 수월해지자 더 다양한 경로로 성기를 자극해간다. 너는 더욱더 짜릿해 온몸을 들썩이며 즐긴다. 네 거친 숨소리가 거울방을 가득 울린다. 너는 사방의 거울에 비친 수인이 자위하는 모습을 곁눈질하며 더욱 흥분한다.

네가 고개를 무심코 돌릴 때, 거울벽이 한 뼘 올라가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너머로 네 것과 다른 굵은 목소리의 신음이 들려온다. 벽 아래 틈으로는 발톱이 날카롭고 비늘 가죽이 덮인 두 발이 보인다. 벽이 꾸준히 올라간다. 근육 있는 종아리와 허벅지, 매끈한 슬릿을 빠져나온 유선형의 기다란 자지와 그 위를 바쁘게 오가는 두 손, 근육질의 팔, 큼직한 몸통과 날개, 목과 잘생긴 얼굴과 늠름한 뿔까지 차례로 보인다. 그도 가만히 서서 누운 네 모습을 찬찬히 살펴본다. 너도 그도 자위를 멈추기는커녕 페이스를 더 높여가고 있다. 너는 그와 눈을 마주한다. 그는 신음 소리를 전보다 크게 내고 있다. 너는 그의 벌리고 있는 주둥이가 마음에 든다. 너는 갑자기 일어나 그에게 걸어간다. 그는 다소 놀란 기색이다. 뜻밖에 그는 너보다 10 cm 가량 눈높이가 낮다. 너는 한손으로 그의 정수리와 그 위로 솟은 멋있는 뿔을 쓰다듬는다. 너는 골반을 그에게 밀어붙이며 커다란 자지를 마찬가지로 커다란 그의 것에 비벼댄다. 너는 나머지 손으로 그의 두꺼운 팔과 어깨를 만지작거린다. 그는 조금 당황하여 낯설어하는 듯했으나, 곧 너와 눈을 마추쳐온다. 그는 흥분으고 상기된 채 굵은 신음소리를 한가득 흘려내고 있다. 너는 뿔을 단단히 잡고 그와 주둥이를 맞대 혀를 섞어넣는다. 네 다른 손은 자연스레 미끄러져 두툼한 꼬리 뿌리와 둔부를 눌러잡아 자지를 비비기에 편하게 만들었다. 그의 신음소리가 네 폐 속 공기를 울린다. 그는 양손으로 너희의 좆들을 감싸쥐고 흔들어대고 있다. 너는 그의 다부진 손길이 마음에 든다. 너는 뿔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틀어 그의 입속으로 더 깊이 접근한다.

자극적인 시간이 흐른다. 그의 손짓이 이제 매우 격렬하다. 너는 아까부터 사정감을 애써 참아내고 있다. 너는 이까지 오래 참을 수 있는 것에 놀라고 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낀다. 그때 그 쪽에서 반응이 생겼다. 너는 그가 사정하려는 징조임을 알아채고 너도 끈을 놓아버린다. 너는 그를 잡은 양손을 세게 잡아당기며 힘껏 사정한다. 그 또한 네 품속에 안겨 바들바들 떨면서 절정의 쾌감에 젖는다. 너희의 배와 가슴과 목덜미가 두 수인의 정액으로 가득 젖어간다. 네 털이 끝없는 양의 정액을 다 잡아두지 못해 너희의 다리를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린다. 너는 신경쓰지 않고 사정의 쾌락과 네가 세게 잡고 있는 뿔과 꼬리와 그의 혀를 한껏 만끽한다. 몹시 짜릿한 순간들이 끊어질 듯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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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이 막을 내렸다. 너는 다소 탈력감을 느끼며 그를 품에서 풀어준다. 너희는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가 먼저 우물쭈물하다가 입을 연다.

"즈드라스트부이쩨."

너는 알아듣지 못하고 당황한다. 너는 고심 끝에 짧게 말한다.

"안녕."

그는 네가 동향 사람이 아닌 것에 몹시 놀란 듯 보였다. 너 역시 같은 부분에서 의문을 품는다. 여긴 대체 어디일까? 네가 고민하는 동안 그는 대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Uh, nice to meet you. You from Korea? I'm Alexei; I live in Moscow."

너는 어물어물하다 그를 따라 자기소개를 끝낸다. 너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영어에 익숙한 듯하지만 어쩐지 억양이 낯설다. 너는 러시아어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러시아 말을 듣는 것 같다고 느꼈다. 너는 그 역시 메일로 광고를 보고 무료 체험을 하려다가 낭패를 보았고, 정신을 차린 지는 반나절쯤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너는 그가 너보다 3살 어리며, 용인을 몹시 좋아해서 모습을 그렇게 정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너도 부족한 영어를 쥐어짜며 그에게 네 이야기를 들려준다. 온몸 전체를 덮은 너희의 정액이 차츰 말라간다. 너는 버석버석 굳어가는 가슴털을 가다듬으며 씻고 싶다고 생각한다.

"Want some shower? Look over there."

그는 그의 방 한쪽을 가리킨다. 다른 곳과는 달리 얼마간 타일이 깔려 있고 천장에서 샤워기로 보이는 것이 내려와 있다. 좌변기도 갖추어져 있다. 너는 너의 방을 돌아보지만, 가스 버너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가 너를 일으켜 그편으로 이끈다. 너는 큰 몸을 갖고도 맥없이 끌려간다. 그는 익숙하게 기구를 작동해 물을 튼다. 너는 딱 알맞게 따뜻한 물이 마음에 든다. 너는 물로 정액을 씻어내려고 시도하다가, 부족함을 느낀다.

"어...샴푸...? 두 유..."
"Yup, sure! Here it goes!"

그는 네 것과 비슷한 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네게 던진다. 너는 황급히 잡아낸다. 러시아어가 가득하다. 너는 그를 믿고 넉넉히 덜어 거품을 내고 온몸에 바른다. 너는 꼼꼼히 씻어내면서, 용인에게 생각이 닿는다.

"음, 유, 워시 위드 미?"

그는 망설이는 표정으로 뭐라 말한다. 너는 눈치로 거절의 뜻을 읽는다. 너는 어쩐 일인지 실망한다. 그가 축 처진 네 모습을 보았는지 급하게 덧붙이며 허둥지둥 다가온다. 당황한 까닭인지 러시아 억양이 심해 전혀 알아듣지 못하나, 너는 그런 용인을 보며 기분이 다시 좋아진다. 너는 그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지 않는다. 그가 네 한 뼘 앞까지 다다른다. 너는 싱긋 웃는다. 너는 거품 가득한 양손으로 비늘 덮힌 그의 몸을 쓰다듬는다. 너는 단단한 근육질의 가슴이며 배며 구석구석 꼼꼼하게 정액을 씻어낸다. 너는 안절부절 못하는 용인을 무척 귀엽다고 생각한다. 너는 두텁고 길쭉한 목덜미와 어깨와 턱도 꼼꼼하게 씻는다. 그는 어쩐지 다시 달뜬 숨을 뱉고 있다.

데자와맛 음료

나는 도베르만 댕댕 수인이야.
가끔씩 늑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어.


늑대 친구 방에서 음료수를 발견했다.
친구한테 뭐냐고 물었다.
그냥 받은 거고 맛은 모른다고 했다.
뜯어서 한 모금 마셔봤다.
이 맛은...TEJAVA...


맥 끊기는 맛이라 계속 들이키게 됐다.
절반쯤 마시고 나니 속이 뭔가 더부룩해졌다.
걱정하는 친구.
모지모지몬?? 탄산은 아닌데?


어후 왜 갑자기 더운 느낌이지?
"나처럼 벗어."
그래야겠다.


"야 근데 너 키가..좀 커진 것 같다?"
"......?"
"원래 내가 더 크지 않았냐? 왜...어어어?"
몸속이 타는 것 같은 뜨거움 속에서 힘겹게 늑대를 내려다봤다. 내려다봤다고?


아, 아, 모르겠다. 뜨겁다. 하아 하아...
늑대에게 몸을 기댔다. 늑대의 귓가에 맥없이 늘어져 뜨거운 숨을 내쉬는 내 주둥이.
"어? 야! 야! 정신 차려!"


당황하는 친구를 침착하게 침대로 눕혔다.
떨리는 손으로 침착하게 하의를 벗겼다.
항의하는 친구의 고함은 듣지 않았다.


훤히 드러난 친구의 고간을 길게 핥는다.
버둥거리는 친구. 쉽게 제압당한다. 원래 늑대가 더 힘이 셌었는데. 기분 좋으니 상관 없어
친구의 좆집 안으로 혀를 길게 내어 이리저리 휘감는다.
점점 발기하는 늑대 자지.
"하, 씨발. 될 대로 되라지."


물렁한 늑대자지를 입속에서 굴려 단단하게 만들었다.
입 전체를 써서 강하게 자극했다.
하아, 내 자지는 어떻게 하지?
친구더러 빨라고 하자.
하의를 벗어버리고 자세를 바꿔서 잔뜩 발기한 개자지를 친구 주둥이에 슬금슬금 비벼댔다.
고함이 잦아들고, 10초쯤 뒤에 자지 끝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헤윽 기분 좋다.


기분이 좋아져 친구 주둥이에다가 좆질을 시작했다.
발버둥이 거세졌다.
결국 팔 하나를 빼내서 내 불알을 콱 잡아뜯었다.
끄흙읅읋을
급하게 친구 침대에서 철수했다.
"하아, 하아, 뒤질 뻔했잖아, 씹새끼야."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도리어 나를 침대에다 눕혔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뜨거운 숨만 내쉬었다.
친구가 한손으로 내 자지를 빠르게 자극했다.
나는 빠르게 만족해갔다.
헤으윽
서랍 여닫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신경쓰지 않았다.


엉덩이 사이에 느껴진 차가운 감촉.
고개를 내려 친구를 보니까 젤 같은 걸 치대고 있었다.
"마, 신세계를 보여주께. 딱 기다려라."
그러더니 항문 속으로 뭔가 쑥 하고 들어왔다.
상당히 기묘한 느낌.
그렇지만 자지 만져지는 게 기분 좋아서 상관 없어.


"뭐냐, 왜케 잘 들어가냐."
"......."
"카면 바로 넣는다."
늑대가 골반을 내쪽으로 붙여온다.
기분이 아까보다 더 이상해진다. 결국 넣은 건가? 썩 나쁘진 않은데.
늑대가 이어 바로 허리 왕복을 시작했다.
속도는 곧 매우 빨라졌다. 뭔가..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침대가 좁다. 하아, 좋아, 좋아.
내 자지를 빠르게 문지르는 친구 손이 묘하게 작아보인다.
아무렴 어때.


늑대의 기둥이 뭔가를 계속해서 때렸다.
하아 감질난다. 뭔가...잡힐 듯 안 잡히는 느낌.
그보다 성기 쪽의 자극이 더 빨랐다.
나는 급격히 절정에 접어들며 정액을 마구 뿌렸다.
늑대의 손과 상체가 모두 젖었다.
"하 벌써 가버리냐 재미 없게."
그러나 늑대는 허릿짓을 멈추지 않았다. 친구는 부쩍 굵어진 허벅지를 감싸들고 골반을 더 깊이까지 박아댔다.

시간이 계속 흘렀다. 전에 비해 방이며 침대며 모든 게 부쩍 작아보였다. 친구가 점점 힘겨워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고민하다가 친구더러 데자와 맛의 무언가를 마저 마시라고 일렀다. 친구는 움직임을 멈추고 아연하게 나를 바라만 보다가 결심한 듯 책상에 올려진 절반쯤 찬 음료를 낚아채 벌컥벌컥 마셨다.
"으욱 야 맛이 왜 이러냐"
"난 괜찮던데."
친구는 나를 잠시 이상하다는 눈치로 보다가 손부채질을 했다. 같은 증상이 찾아온 듯 보였다.
"하, 씨발. 하아 하아 미치겠네."
늑대는 아까와 비교되지 않는 열정으로 나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 뭔가, 슬슬 기분이 좋아질 것도 같다.


시간이 계속 흘렀다.
친구는 이제 작아지지 않았다. 되려, 조금씩 커지는 듯도 했다.
두 개과 거한을 담기에 방이 무척 비좁아져갔다.
우리는 그 문제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나에게는, 점점 다가올 듯한 감각과, 늑대의 열중한 표정이 더 중요했다.
몸의 3분의 1 가량이 침대에서 벗어났다.
다리는 점점 침대 밑으로 멀어져, 상체와 엉덩이 조금만이 침대 위에 있게 되었다.
천장이 더욱 가까워 보인다.
늑대는 슬슬 머리맡이 천장에 닿는 듯 상체를 숙여갔다.
나도 고개를 들어 머리와 위쪽 등 조금을 벽에 기대야했다.
우리의 주둥이가 점차 가까워졌다.


우리는 홀린 듯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주둥이를 마주했다.
이제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나, 등 뒤가 허전해지는 것 따위는 뇌에서 구태여 처리하지 않았다. 늑대가 몸을 더욱 붙여왔다. 나는 늑대의 등 뒤로 팔을 둘러 강하게 끌어안았다. 저 멀리 사이렌이 들리는 것도 같았다. 늑대는 그것을 격려의 뜻으로 이해한 듯 속도를 높였다. 나는 알 수 없는 즐거움에 웃음을 잘게 흘렸다. 늑대는 그런 웃음까지 먹어치웠다.

머리맡에 무언가 닿았다. 늑대가 빠르게 박아댈 때마다 머리가 밀려가 그에 부딪었다.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땅에서 진동이 크게 울리는 것도 같다. 아, 이제 머리에 걸리적거리는 게 사라졌다. 나는 그런 것에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까부터 뜨겁던 몸은 점점 더 뜨거워만 가는 듯하다. 나는 뜨거운 늑대의 입속을 헤엄치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늑대가 주둥이를 떼더니 내 다리를 어깨 위로 올렸다. 커다란 양팔이 등과 허리를 감쌌다. 늑대가 발 하나를 내 가슴 옆 땅에 단단히 박았다. 늑대가 전신에 힘을 가득 들였다. 허릿짓은 멈추지 않는 채였다. 내 몸이 곧 거뜬히 들렸다. 나는 늑대의 움직임을 따라 상승과 추락을 거듭했다. 뒤로 가해지는 충격이 훨씬 거세졌다. 나는 알 수 없는 감각에 괴로워 상체를 뒤틀었다. 나는 그러다가 뒤로 넘어갈 것 같아 급히 늑대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사이렌 소리도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도 점점 어렴풋하게 멀어졌다. 곧 늑대의 신음과 바람 소리만이 내 귀를 채웠다. 나는 만족감을 느꼈다. 늑대의 움직임이 점차 거세어졌다. 나는 이상야릇한 감각이 전신을 사로잡는 것을 느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감각이 덜컥 손에 감겨왔다. 몸 속 근육이 낯선 방법으로 작동하더니 금세 전신의 근육이 잘게 경련을 시작했다. 나는 늑대의 머리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이상한 상태에 돌입한 지 한참이 지나서야 그것이 쾌감인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제야 내가 격렬하게 사정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나는 혼미한 상태에서 어지러운 시야를 아래로 향했다. 늑대의 가슴이며 머리가 하얀 정액으로 얼룩덜룩해져갔다. 일부는 훨씬 멀리 날아갔는데, 그 여파까지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하아, 어딘가로 날아갈 것 같았다. 늑대라면 나를 날려보낼 수는 있을 텐데, 하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늑대가 목청을 긁으며 그도 간다고 알려왔다. 온통 혼미해 그 말을 이해 못하던 차에, 늑대가 자지를 한껏 깊이 박아 넣고 꽉 끌어안았다. 그의 자지가, 특히 뿌리 부분이 더욱 크게 부풀어올랐다. 따뜻한 액체가 내벡에 닿는 느낌이 왔다. 나는 그의 말을 그제야 알아들었다. 우리는 절정의 한가운데에서 원없이 한없이 정액을 쏘아보냈다.


절정이 차츰 저물었다. 늑대는 쓰러지듯 땅에 누웠다. 부푼 뿌리는 굳이 빼지 않은 채였다. 다시 부서지는 소리가 가깝게 다가왔다. 시멘트 먼지에 기침했다. 늑대는 미안한 표정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는 늑대의 손길을 받으며 겨우 눈을 떴다. 늑대의 잘생긴 얼굴은 고층 빌딩이었던 것들 사이에 놓여 그것들을 레고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주변의 도로들은 하얀 정액으로 채워져 홍수가 난 것처럼 보였다. 도시의 혼란이 코 닿을 듯 가까워졌지만, 별 감흥은 없었다. 나는 다시 늑대의 눈으로 시선을 돌렸다. 늑대가 입을 연다.

"좋다."
"맞아."
"좋아."
"나도."
"사랑해."

나는 조금 멈칫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나도, 라고 대답했다.
하늘을 품은 늑대의 웃음. 무척이나 나쁘지 않다.

2018년 4월 3일 화요일

과외돌이 2

늑대는 과외받던 교복 차림 그대로 거대한 늑대자지만 지퍼 밖으로 내어놓고 있었다. 나는 허리 아래로 맨털이 그대로 드러난 내 차림이 그와 대비되는 듯해 부끄러워 몸둘 곳을 몰랐다.

쌤, 그렇게 잔뜩 발기해선 흥분된 몸으로 부끄러워 하는 거, 귀엽네요.

늑대는 이를 보이고 살풋 웃고는 길고 두꺼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유기적으로 역동하는 전신의 근육이 아름다웠다. 나는 이유 모를 위압감에 뒤로 한 발 물러섰다. 테이블이 엉덩이에 닿았다. 거대한 늑대가 다가올수록 나는 그를 올려다보아야 했다. 하얀 교복 셔츠에 감싸여 팽팽하게 드러난 승모, 큰가슴근, 넓은등근, 배곧은근 등이 점차 내 시야를 가득 채워갔다.

마음에 들어요?

내 고개가 목소리를 추적해 올라갔다. 까마득한 듯 위로 늑대의 섹시한 얼굴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알지 못한 사이 그의 커다란 손바닥이 텁, 하고 정수리에 얹어지더나, 내 이마와 뾰족한 귀와 갈기를 느긋하게 거듭 쓰다듬었다. 그의 다른 손이 흥분한 내 성기를 하릴없이 가리고 있던 양손을 단단히 제압해 천천히 그의 것으로 끌어왔다. 화로같이 뜨거웠다.

마음에 들 거예요.

커다란 늑대가 내 뒷목을 감싸쥔 손에 힘을 주고, 이어 날렵한 주둥이를 기울이며, 고개를 한껏 숙여 내 숨을 집어삼켰다. 언제 열린지도 모를 주둥이 틈으로 그의 더운 숨이 비집고 들어왔다. 뜨겁고 낯선 살덩이가 뒤따라 들이닥쳤다. 내 양손을 결박했던 손은 어느새 풀려 등허리와 꼬리 뿌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중력에 이끌린 듯, 늑대의 거대한 자지가 양손에 착 감겼다. 타오르듯 움틀댄다. 내 손은 자유 의지로 엷게 고무로 포장된 늑대의 선물을 공들여 감상했다. 타액과 함께 늑대의 낮은 목울음이 흘러들어왔다. 교복 셔츠가 바스락거렸다. 늑대의 육중한 무게가 점차 전신을 압박해왔다. 나는 그를 이기지 못하고, 목과 등을 받쳐든 늑대의 두 손에 몸을 내맡겼다. 천천히 등이 책상에 닿았다. 미처 치우지 못한 이면지와 문제집이 눌려 접히는 마른 소리가 났다. 두 마리 개과 짐승은 괘념치 않았다.

늑대의 팔이 등허리에서 빠져나왔다. 신성한 기둥을 공들여 숭배하던 양손 손목이 다시 한손으로 눌려잡혔다. 그가 상체를 조금 들어올리고는, 내 양손을 잡아쥔 손을 거칠게 내 머리 위로 올려 팔뚝으로 눌러 고정시켰다. 늑대는 목을 어루만지던 손도 회수해, 내 작은 개자지와 그의 커다란 늑대 자지를 한번에 붙잡아 슬슬 쓰다듬었다. 늑대는 옅은 신음을 흘리는 내 벌어진 주둥이를 다시 집어삼켰다. 그는 여전히 바닥에 커다란 발을 딛은 채 상체를 한껏 기울여 팔 위로 무게 조금을 싣고 있었다. 늑대가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이며 굵은 자지를 내 자지 밑둥부터 끝까지 힘껏 눌러 비벼댔다. 그의 커다란 손이 두 기둥을 세게 감싸쥔 채 바삐 움직였다. 늑대가 격렬한 숨을 폐 속으로 불어넣었다. 나는 두꺼운 팔 아래 짓눌려 양팔을 옴싹달싹하지 못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민감한 성기 표피로 뜨겁고 무거운 늑대의 기둥과 크고 쫀득한 육구가 거세게 자극하는 쾌감이 쉬지 않고 내달렸다.
'하아, 하아, 갈 것 같다.'
나는 고개를 애써 틀어 늑대의 아가리에서 벗어났다.

뭐예요, 쌤.
하아, 나 쌀 것 같아.
싸요. 안 될 건 뭐야.
하윽,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요. 앞으로 몇 번은 싸게 될 텐데.

나는 놀라 눈을 뜨고 불타는 늑대의 눈동자를 올려보았다. 늑대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졌다. 늑대의 혀가 사라진 입새에서 절제 없이 흐트러진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 과외돌이가, 흣
제가, 하. 이렇게 나쁜 아인지 몰랐다고요? 하아, 정작 나쁜 건 선생님이죠. 투표권도 없는 애 가르치러 오면서 이렇게 음란하게 따먹힐 생각이나 하고. 수업 내내 잔뜩 흥분해서는. 어떻게하면 과외돌이 튼실한 자지를 뒷구멍에 넣고 허리를 흔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죠? 내 말이 틀려요?

과격해진 움직임에 책상이 앞뒤로 흔들렸다. 잠그지 않은 필통이 굴러떨어지며 필기구를 바닥에 흩어뜨렸다. 산산이 흩어진 건 어쩌면 존엄성인지도 몰랐다. 나는 귀엽고 잘 따르던 커다란 늑대를 가르치던 그 책상 위에 누워 바로 그에게 손을 결박당한 채 성기를 비벼지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가득 메운 배덕감과 성적 자극 속에서 그만 인내를 놓치고 말았다. 나는 숨을 들이삼켰다.

하, 쌤, 벌써 가는 거예요? 아직 10분도 안 지났는데. 고딩한테 강간당하는 게 그렇게 기분 좋았어요? 그렇게 원하면 언제든지 범해줄 게요. 좋죠?

일전에 잔뜩 자극당했던 전립선에서 세차게 갖은 체액을 뿜어냈다. 쉬지 않고 자극당하는 민감한 개 귀두 끝에서 진한 정액 몇 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끈적한 점액은 복슬한 털 덮힌 배와 가슴, 그리고 늑대의 커다란 손바닥과 육구와 길고 굵은 손가락을 더럽혔다. 늑대는 색정적인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격정적인 움직임을 그만두지 않았다. 굵은 줄기가 서너 번 쏘아올려진 뒤로는 자잘한 흐름이 0에 점근적으로 이어졌다. 늑대는 선생의 사정이 잦아들고 나서도 허릿짓을 멈추지 않았다.

많이 싸셨네요. 끈적끈적해요. 제가 많이 마음에 드셨나봐요. 오늘 제 집에 오기 전에도 한 발 빼셨을 텐데. 제가 박아주는 걸 상상하면서 혼자 뒷구멍 쑤시면서. 어때요, 기분 좋아요? 선생님의 귀여운 늑대 과외돌이가 직접 뽑아준 거예요. 기뻐하셔도 좋아요.

늑대는 점차 수그러드는 내 자지에도 서너 번 좆을 비벼대다가, 두 성기를 쥐고 있던 손을 거뒀다. 풀어져 늘어진 개자지가 폭신한 배에 비탄성으로 부딪고, 서서히 좆집 안으로 사그러들어갔다.

쌤, 벌써 긴장 푸시면 곤란한데요. 아직 45분은 남았다고요.
늑대가 커다란 손에 흥건한 내 정액을 주둥이 가까이 가져갔다. 그는 잠시 냄새를 맡더니, 혀를 내밀어 핥아올렸다.
쌤 정액, 신기한 맛이 나네요. 과일 좋아하면 단 맛이 난다던데. 연하게 탄 코코아 조금에 생굴 넣은 맛? 향은 되게 진하다. 그닥 먹을 만하진 않지만 쌤이 그런 걸 좋아하면 얼마든 먹을 수 있어요.

나는 그에게 이런 식으로 평가당하는 일이 몹시 수치스러웠다. 다만, 마지막 말은 기뻤다. 사그라들려던 개자지가 멈칫했다.

어, 쌤, 그런 거 좋아해요? 귀여운 과외돌이가 쌤의 끈적한 정액을 삼키는 걸? 쌤 되게 변태인 거 알아요? 미성년자에게 그런 걸 시키려고 하다니.
시, 키려고 한 적 없어.
그래요? 그럼 바라긴 했다는 뜻이네요? 돈 받고 가르치러 왔으면서 순진한 고삐리한테 찐득한 정액이나 먹이려고 하다니, 경찰서 방문하셔야겠는데요.

늑대는 말을 마치고는, 문제집 더미 위에 흐트러져 누운 내 눈을 바로 보면서, 손등의 털에 묻은 내 정액을 혀를 내어 짐승처럼 핥아 닦았다. 못된 개자지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거봐, 고삐리한테 쌤 정액 먹이고 싶었던 거잖아, 못된 선생님. 이미 한번 쌌으면서 귀여운 과외돌이 쌤 정액 핥아먹는 거 보고 또 선 것 봐. 쌤 양심은 팔아다 고기 사드셨어요?

눈물이 다시 뺨을 타고 흘러내려 구겨진 이면지를 적셨다.

쌤 정액, 먹다 보니 먹을 만하네요

늑대가 손등에 이어 손바닥에 묻은 정액까지 꼼꼼히 핥아 닦아내면서 말했다. 늑대는 정액 자체보다는 그 모습에 의해 흥분당하는 내 모습이 더 재밌는 듯했다. 늑대는 두 손의 결박을 풀지 않은 채 상체를 숙여 그의 타액이 가득한 커다란 손으로 정액에 푹 젖은 털 덮힌 복부 위를 쓸었다.

이야, 많이도 싸셨네. 한움큼 먹은 것 같은데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니. 쌤, 정력 좋으시네요. 앞으로 괴롭힐 맛이 나겠는걸요.

뜨겁고 커다란 늑대의 손바닥이 식어가는 젖은 털과 복부 위를 쓸어가는 감촉이 이를 부드럽게 주시하는 늑대의 눈매와 어울려 자극적이다.

이만한 걸 그냥 버리긴 아깝고, 쌤이 아랫입으로 드시면 딱 알맞겠는데요.

나는 그 말에 놀라 버둥거렸다.

왜 그러세요? 어차피 쌤 건데 상관없잖아요.
아까부터 왜 자꾸 내 장기에 정액을 넣으려고 해?
싫어요?
응.
그래요, 그럼. 하는 수 없이 내가 다 먹어야겠다.

늑대는 결박을 풀지 않은 채 고개를 내려 축축이 젖은 배에 주둥이를 박았다. 시선은 여전히 내 눈을 직시한 채였다. 늑대가 천천히 혀를 내밀어 아랫배에서 가슴께까지 길게 핥아끌었다. 씻고 왔다지만 혹시 털이 섞여나오지 않을까 싶었으나, 그는 변함없이 나에게 밝고 사나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작업을 계속했다. 정액에 젖은 발기한 개자지가 그의 얼굴을 자꾸 방해하며 건드렸다. 정액이 내 자지 표면에서 늑대의 부드러운 볼에 옮겨갔다.

쌤, 자지로 자꾸 제 얼굴 치실 거예요? 귀여운 과외돌이 아껴주진 못할 망정 이렇게 함부로 대하다니, 거의 인성이 미국 가신 부분입니다.

이제 그는 슬슬 고의적으로 내 자지를 스치는 방향으로 핥아가고 있었다.

싼지 몇 분이나 됐다고 또 질질 흘리시네요. 과외돌이가 쌤 자지에 얼굴 맞는 게 그렇게 좋았어요? 종량제 봉투 조만간 마련하셔서 자아성찰 좀 부탁드립니다.

늑대는 핥는 일이 끝났는지, 액을 질질 흘리는 흥건한 개자지에 볼을 비벼대고 있었다.

하, 쌤 자지. 씨발, 좆나 좋네. 하아...

나는 욕정에 취한 늑대의 표정이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말릴 새도 없었다. 늑대는 곧게 선 내 기둥을 날렵한 주둥이 안에 집어넣고 말았다. 외설적인 흡착음과 두 짐승의 신음이 방 안을 맴돌았다. 자극이 맹렬했다. 늑대는 구음에 열중하다가 이따금 매서운 얼굴로 나를 올려보았다. 이미 한 번의 사정으로 몹시 민감한 귀두. 늑대의 혀가 머리부터 뿌리까지 유려하게 휘감으며 빨아들였다. 고통스러운 쾌감이 척추를 따라 내달렸다. 내 몸이 고통을 피하려 무의미하게 뒤틀렸다. 늑대의 강력한 두 팔이 각각 양손목과 상체를 이겨눌렀다. 나는 해소할 수 없는 고통과 쾌락에 못 견뎌 했다.

늑대는 자극과 압박의 강도를 더해갔다. 나는 그에게 사로잡혀 꼼짝없이 그가 주는 쾌감을 받아야했다. 나는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쳐들고 눈을 꼭 감았다. 늑대는 그를 모종의 신호로 이해한 듯 구강내 음압을 더욱 강하게 걸었다. 먹잇감의 버둥거림이 거세어졌다. 포식자는 이를 거뜬히 제압해냈다. 나는 그의 앞에서 지독히 무력했다.

하읏, 그만해, 그만해

과외돌이는 대꾸도 않고 선생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제발, 아흑, 갈 거 같아, 제발

그는 듣지 않고 되려 애먼 젖꼭지나 잡아당겼다. 고통이 배가되었다.

고통과 쾌감이 범람했다. 몹시 민감한 성기 기둥은 과외돌이의 입안 점막으로 빠지는 곳 없이 강하게 자극당하고 있었고, 양젖꼭지는 그에 의해 번갈아가며 비틀리고 잡아당겨졌다. 나는 버티지 못했다.

개자지가 단단히 부풀어올랐다. 늑대는 예고를 알아챘다. 그는 막판 스퍼트를 올려 이따금 이까지 세워가며 선생의 기둥을 무자비하게 괴롭혔다. 그에게 억눌린 온몸이 발발 떨렸다.
회음부의 근육이 한껏 긴장했다. 거대한 늑대의 아가리에 파묻힌 개자지가 파르르 경련했다. 곧바로 생식선에서 기다란 요도구를 따라 늑대의 입안으로 정액이 수송되어갔다. 늑대는 두어 번 기껍게 삼켜넣다가, 예상 밖으로 많은 양에 입안이 가득차자 놀라 다급히 고개를 위로 물렸다. 포구의 조준이 탄성적으로 복귀하며 정액의 포화를 흥건히 젖은 복부와 가슴으로 돌렸다. 늑대는 급히 입에 한가득 든 것을 목으로 넘기면서, 정액을 내뿜는 포신을 큰 손으로 다급히 휘어잡고 그의 얼굴로 방향을 틀었다. 날카로운 눈과 뾰족한 귀와 매서운 주둥이 위로 묵직하게 얹어지는 하얀 점액 줄기. 늑대는 입안이 비기 무섭게 고개를 처박아 주둥이로 자지를 덮어쌌다. 점차 잦아드는 사정에 여유롭게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나를 바라보는 과외돌이. 내 정액으로 범벅이 된 채 정액이 흘러나오는 개자지를 맛있게 빨아먹는 커다란 근육 늑대의 잘생긴 얼굴. 지극한 고통과 쾌락 속에서 그 관능적인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머릿속 어딘가가 견디지 못하고 망가질 것 같았다.

사정은 멎어갔다. 늑대는 마지막으로 음압을 강하게 걸어 요도구 안에 남은 한 방울까지 빨아마셨다. 나는 잠시간 강한 압력에 미칠 것 같았다. 차마 버둥거릴 힘도 남지 않았다. 늑대는 고개를 들고 입맛을 다셨다. 학대당한 개자지가 천천히 좆집 속으로 사그라들었다. 늑대는 폭신하고 두툼한 좆집과 두둑한 불알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나는 잠깐 사이에 두 차례나 맞은 절정의 여운 속에서 대꾸할 정신도 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