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7일 수요일

늑대 한 마리 감금하는 소설 12

늑대는 그의 속을 헤집던 손가락을 빼내고는 몸을 살짝 떼고 커다란 자지를 내리눌러 그 끝을 서서히 등허리를 따라 쓸어내렸다. 늑대의 성기를 감아쥔 그의 꼬리가 그에 따라 불규칙한 궤적을 그렸다. 늑대의 첨점이 꼬리의 밑둥에 닿았다. 늑대의 손이 탐침을 신중히 움직여 구조물 근방을 탐사했다. 잔뜩 경직된 몸의 그에게서 불규칙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늑대가 성기에서 잠시 손을 떼고 등줄기와 허리를 쓸어 매만지다 양손으로 그의 볼기짝을 움켜잡았다. 그는 이어 주둥이를 재규어의 목덜미에 파묻고 그의 체향을 들이마셨다.

“좋아요. 넣습니다.”

재규어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연하게 허리를 놀려 커다란 성기의 끝을 그의 후문에 맞추는 늑대. 뜨거운 숨결이 그의 목에 내려앉음과 동시에 귀두가 성문을 침범했다. 진입은 수월했다. 선발대가 휘젓고 지나간 전열은 본대에게 너무 쉽게 자리를 허용했다. 재규어는 허를 찔린 듯 탄식을 토했다. 그가 처음이었다. 재규어는 그의 역사가 늑대로 채워진 것에 감격했다. 늑대가 어느새 3분의 1만큼 들어찼다. 그는 낯선 이물감에 기이한 들뜸을 체험했다.

“어때요?”

늑대가 그의 가슴을 움켜쥐며 급작스럽게 질문했다. 재규어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연쇄적으로 조이는 항문 근육에 늑대는 잠시 눈을 찡그렸다. 그는 가슴을 연거푸 주무르며 대답을 재촉한다.

“매우...황홀합니다.”

재규어는 꿈을 꾸는 듯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늑대는 그것이 퍽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섞여든다.

“그래요? 그렇지만 아직 시작도 안했는걸요.”

그의 말로 재규어가 부쩍 긴장하자, 늑대는 그의 배를 쓸며 나른한 목소리로 힘을 풀라고 지시했다. 재규어는 그의 말에 충실히 따르기 위해 의식적으로 힘을 풀려고 노력했다. 늑대는 부드럽게 창을 뒤로 물렸다가, 그가 긴장을 풀자 단숨에 찔러들어갔다. 끝까지 짓쳐들어간 늑대의 창이 재규어의 쾌락 신경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그를 순간적으로 점령한 흥분이 온몸의 근육을 타고 흐르며 재규어의 정신을 헤집었다. 전율은 피부를 타고 늑대를 전염시켰다. 다물린 잇새로 흘러나온 쾌락 어린 거친 신음이 메아리치며 공간을 잠식했다.

“하아, 어때요. 좋아요?”

검은 짐승은 숨만 허덕였다. 늑대는 굳이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늑대는 가슴 앞으로 넘긴 손을 올려 그의 목줄을 바짝 감아쥐고는, 재차 물린 성기를 거듭 찍어올렸다. 그의 존속을 위협할 듯한 충격에 재규어는 그의 목줄을 단단히 잡아맨 늑대의 강직한 팔을 그의 구원으로 삼았다. 그는 사나운 웃음을 지으며 그 팔로 단단히 끌어안아 제 두툼한 가슴에 맞붙여두곤 무자비하게 그를 망가트리는 데 악용했다. 그를 소유한 것도, 그를 파괴하는 것도 모두 늑대였다. 검은 짐승은 그것이 기뻤다.

“루시, 나는 루시가 매우 마음에 들어요.”

질척이는 소리가 온 욕실을 울리는 가운데 황홀한 늑대의 목소리가 귀를 적셨다. 검은 짐승은 온몸을 잘게 떨며 늑대의 품에 무너지듯 녹아내렸다. 늑대의 공성차가 쉴 새 없이 문을 부숴버리려는 듯 때려댔다. 그는 짐승 같은 신음소리만 질질 흘려대며 표현할 길 없는 감각에 휩싸여만 갔다. 그는 그만 육체와 정신이 모두 늑대가 주는 쾌락의 망망대해에 빠져 바닥도 없는 밑으로 끌려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루시는 제 것이에요, 그렇지요?”

“물론, 입니다. 저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입니다.”

늑대는 흡족하여 이를 보이고 웃으며 그의 커다란 상체를 옥죄듯 잡아가두고 자지를 깊숙이 박아넣으며 왕복했다. 늑대 또한 달아오른 성감에 목이며 귀끝이며 온통 열이 올라 숨을 허덕이며 짐승의 열락에 덩달아 취했다. 늑대는 그의 목덜미에 끈적하게 볼을 비비다가 꿈틀거리는 귓속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다. 그는 움찔거리면서 바르작거렸지만 단단한 늑대의 품에서 옴싹달싹하지 못하고 전방위의 자극 속에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늑대는 이제 음란한 신음을 내며 일부러 감질날 만큼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다가 돌연 힘껏 박아넣기를 이어간다. 검은 짐승은 그의 노리개가 된 느낌이 몹시 기뻤다.

“내게, 증명해봐요.”

늑대가 한손으로 돌연 젖꼭지가 꼿꼿이 선 검은 짐승의 두툼한 가슴을 콱 움켜쥐며 물었다. 그는 숨을 들이키며 레몬즙 같은 신음을 흘렸다. 늑대가 큼직한 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자 프리컴으로 흥건히 젖은 짐승의 성기가 거듭 움찔거렸다. 짐승에게서 연신 우는 것 같은 신음이 베어문 수박의 즙처럼 목을 타고 질질 흘렀다.

“어떻게 할 텐가요?”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쇄골을 타고 올라와 목줄이 잡아가둔 꿈틀거리는 목을 농밀하게 어루만진다. 늑대가 바짝 선 두툼한 귀에 은밀히 숨을 불어넣는다. 움찔거리며 조여오는 내벽의 감촉을 한 뼘 한 뼘 감상하며 일부러 천천히 운행하는 열차. 검은 짐승은 욕망에 한껏 달아올라, 목줄을 굳게 감아쥔 늑대의 강인한 손등에 진득하게 주둥이를 부비고 유려한 꼬리로 주인의 꼬리를 감아 얽으며 다만 총애를 간청할 뿐이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제가 원하는 것이라면...?”

“원하시기만 하신다면...설령 조직이라도 당신의 손아귀에 쥐여드리겠습니다.”

“......뭐라고요?”

늑대는 그의 예상치 못한 답변에 적잖이 당황했다. 재규어가 느긋하게 뒤를 돌아보아 늑대의 크게 뜨인 눈과 마주했다. 이내 그의 욕망 가득한 황금빛 눈동자가 만족스러운 눈웃음으로 변했다. 두 눈이 점차 가까워졌다. 곧 그의 입술이 늑대에게 닿아왔다. 입이 열리고, 그의 까끌한 혀가 입안을 나른하게 헤집었다. 그의 목줄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빠지려는 것을 그가 단단히 붙잡아 놓치지 못하게 했다. 늑대는 그의 눈동자 가득 진득한 복종과 선연한 집착에 마치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늑대의 허리 대신 그의 날렵한 허리가 유려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재규어의 단단한 손에 갇힌 늑대의 손이 자꾸만 움찔거렸다. 두 짐승의 주둥이를 통해 꿀처럼 진득한 신음이 오갔다. 재규어의 탄탄한 몸이 늑대의 몸에 기대와 묵직한 무게가 실렸다. 늑대는 마치 자신이라는 잔에 그라는 주스가 차고 넘쳐 흐르도록 부어지고도 그득 남아 끝없이 퍼부어질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한껏 부푼 늑대의 자지가 재규어의 내벽을 흥건한 프리컴으로 코팅한다. 위아래로 질척이는 소리에 두 짐승은 흥분이 고조되어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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